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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Story

주니어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글 콘텐츠9팀 장효정 CⓔM

 


 

1년을 꼬박 기다린 출전이었다. 2025년 영라이언즈 한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PR 부문 실버를 수상하며 얻은 영스파이크스 아시아 출전권! 그러나 지난해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그 기회는 잠시 미뤄졌다. 그리고 올해, 멈춰 있던 시간이 드디어 다시 움직였다. 영스파이크스 컴피티션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와 과제 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얻은 치열한 깨달음을 기록한다.

 

 

피 말리는 24시간의 사투

영스파이크스 컴피티션은 현장에서 과제를 수행하는 대신 24시간 내 결과물을 제출한 뒤 싱가포르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통합’과 ‘디지털’, 두 부문 중 우리는 통합을 선택했다. 세 가지 이상의 매체를 활용해 보드와 기획서 10장을 완성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파트너였던 송서율 CⓔM과 “힘들어도 통합이 더 재밌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요일 저녁 7시, 줌으로 브리프가 공개됐다. 과제는 ‘MOVEMBER(모벰버)*’의 이슈를 현재 주니어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일이었다. 주니어 컴피티션인 만큼 과감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싶었다. 회의실에 앉아 엉뚱하면서도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쏟아냈고, 두 개의 방향 중 하나를 선택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다음 날 오후 1시 제출. 그러나 밤을 새운 끝에 맞이한 오후 1시, 우리는 결국 방향을 수정했다. 최종 제출 시각은 마감 정각인 오후 7시. 치아가 떨릴 정도로 긴장감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모벰버는 프링글스 캐릭터의 수염을 지워낸 캠페인으로 화제가 된 브랜드다.

 

금요일 저녁 7시, 줌으로 브리프가 공개됐고 우리는 24시간 내에 과제를 제출해야 했다.

 

 

비행기 안 특훈, 날카로웠던 심사 현장

빠듯한 일정 가운데 발표 준비는 싱가포르행 비행기 안에서 이뤄졌다. 발표를 맡은 송서율 CⓔM은 스크립트를 다듬었고, 나는 예상 Q&A를 정리했다. 다음 날, 사전에 제출한 결과물을 들고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발표장은 예상보다 훨씬 엄숙했다. 넓은 홀 중앙에 대형 스크린이 놓여 있었고, 그 앞에는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앉아 있었다.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송서율 CⓔM은 놀라울 만큼 침착하게 발표를 마쳤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날카로웠지만, 유연한 대응으로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다른 국가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전반적으로 비슷한 분위기였다.

다음 날 발표된 결과는 숏리스트(Shortlist). 첫 출전에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였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특히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내려놓았던 아이디어가 실버를 수상하는 장면을 보며 “처음 떠오른 직관이 가장 강력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한편, 디지털 부문에 출전한 서진 CⓔM과 승현 CⓔM 팀은 브론즈를 수상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Beautiful device!” - 디브리프에서 알게 된 것들

시상 직후에는 심사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디브리프 시간이 이어졌다. 위원장은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의 표현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양한 문화권의 심사위원을 설득하려면 아이디어가 더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했다. 우리는 메인 아이디어로 ‘밴드(Band-aid)’를 활용했는데, 협업 브랜드가 여드름 패치로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심사위원들은 이를 ‘여드름 패치’로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가 ‘밴드’라는 점을 다시 설명하자 심사위원장이 “Beautiful device!”라고 외치며 크게 반응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아쉬움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그러나 심사위원이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부족한 지점과 보완 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준 덕분에 결과에 대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다른 국가 참가 팀들의 피드백을 함께 들을 수 있었던 점도 인상 깊었다. 자연스럽게 친해진 참가자들과 이후 따로 네트워킹 시간을 가지며 글로벌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주니어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경험의 큰 수확이었다.

 

(좌) 디브리프 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있던 다른 국가 참가 팀들과 함께 (우) 심사위원은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부족한 지점과 보완 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줬다.

 

 

주니어의 마침표, 그리고 새로운 시작

컴피티션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광고제가 눈에 들어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발표, 강연, 시상식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진행돼 도시 전체가 무대인 듯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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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디브리프 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있던 다른 국가 참가 팀들과 함께 (우) 심사위원은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부족한 지점과 보완 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줬다.

 

행사 기간 중 지난해 광고제 TF에서 진행한 ‘폭염주의복’ 캠페인이 미디어 부문 숏리스트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수상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지난 4년간 광고제 팀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였기에 아쉬움과 뿌듯함이 동시에 남았다.

시상식에서는 골드와 그랜드 피닉스를 수상한 팀들이 환호하며 무대로 뛰어나가는 장면을 지켜봤다. 영스파이크스로 참가할 수 있는 주니어로서의 시간은 올해로 끝났지만, 다음에는 본상 무대에서 환호하는 한 명의 광고인으로 다시 이 자리에 서고 싶다.

 

수상의 기쁨을 모두 즐겁게 나눌 수 있었던 시상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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