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기획에서는 해외 주요 도시를 방문해 광고인으로서의 크리에이티브를 깨우고 새로운 트렌드를 읽는 인사이트 트립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문화, 대답, 대홍TV 등 다양한 TF에 참여해 DCG 조직문화 발전에 기여한 임직원을 선발해 해외 주요 도시의 다양한 조직문화와 광고·마케팅 인사이트를 얻도록 하는 제도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DCG 임직원 15명이 대만 타이베이로 인사이트 트립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대만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양한 볼거리로 매년 많은 여행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증가 등으로 외식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대만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회사 밖으로 나가 해외 마케팅과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어오는 것’. 각자의 취향과 일정으로 다녀온 여정을 통해 출구 없는 매력의 도시 대만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들어보자.
전략솔루션 3팀 최문경 CⓔM
#읽기 위한 시간과 공간의 다양함
대만은 아시아에서 출판산업이 가장 활발한 도시다. 인구는 우리나라 절반 수준이지만 연간 책 생산량은 한국과 비슷하고, 인구 대비 신간 출간 비율은 영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다. 우리나라는 독립서점 열풍이 불고 있는데, 대만은 독립 서점 협회가 있고 자체 위탁 공급시스템을 구축해 먼 거리까지 책을 공급하고 있다. 무엇이 이런 흐름을 가능하게 한 것일까? 이러한 흐름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중샤오신성역에서 내려 걷다 보면 ‘도심 속에서 이런 광장이!’라는 생각이 드는탁 트인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양조장과 공장으로 활용되다가 현재는 공연장과 전시장, 공방, 카페 등이 자리한 문화 플랫폼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삶이 공존하는 공간을 보며, 왜 대만을 노우신생(老屋新生)의 도시라 하는지 알 수 있는 곳이었다.
#VVG thinking
창의문화원구에서 가까이 위치한 이곳은 100년 된 장뇌공장을 리노베이션한 곳으로, ‘Back to factory’라는 콘셉 하에 금속과 기계 등 공업시대 기물 꾸며졌다. 이곳에서는 책들을 가지런히 꽂아두지 않았다.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테이블 위에 책을 자유롭게 쌓아두고, 모두 펼쳐볼 수 있도록 포장지도 걷어져 있었다. 하나의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곳에서 맘껏 자리를 옮겨가며 구경하고 자유롭게 책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펑딩(Pon Ding)
“여기에 서점이 있다고?” 인정이 드문 여느 동네 골목, 간판도 없이 오래된 건물 하나가 보였다.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불빛 속 나무 테이블에 디스플레이 책을 보고 여기가 서점임을 알 수 있었다. 1층은 서점, 2·3층은 아티스트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펑딩. 단순히 서점이나 카페로 정의되기보다는 프로젝트 공간으로, 더 많은 계획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함께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름처럼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었다.
#송산문창원구 열락서점(YUE YUE & Co.)
80년 된 담배 공장이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외관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부분 보수하며 보존해온 벽과 창틀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커다란 나무에 둘러싸여 마치 작은 숲을 연상시키는 곳에 녹색 목조 건물이 보였다. 열락서점이라는 독립 서점이었다. 한낮인 데도 한쪽에서는 독서모임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책을 파는 곳이자 카페, 그리고 음반을 비치해 음악과 함께 책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대만에서 방문한 여러 독립서점 어느 한 곳도 같은 분위기가 없었고, 나름의 활기와 에너지로 그 다양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옛것과 새것의 조화로운 풍경이 흥미로웠다. 세월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건물은 청년들의 에너지로 새로운 숨결을 찾고, 덕분에 도시는 입체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만의 골목길, 푸르른 고목 아래에서 차를 마시고 또 서점에서 책을 읽거나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그들의 풍경 속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의 여유가 느껴졌다.
미디어전략 2팀 양우선 CⓔM
#AOR 미디어 플래너에게 보인 자유로운 광고의 천국 대만
항상 ‘어떻게 타깃에게 잘 만든 우리 광고를 보여주지?’를 고민하는 나에게 ‘소비자의 눈에 최대한 많이 보이게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이번 인사이트 트립으로 다녀온 대만에서도 나는 한국에서 온 미디어 플래너였다. 미디어 플래너로서 대만의 마케팅에 대해 느낀 점은 한 마디로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함’이다.
#옥외(OOH, Out of Home) 광고
대만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었고,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 광고는 옥외(OOH) 광고였다. 특히 대만의 버스는 ‘돌아다니는 매체, 그 자체’라고 느껴질 정도로 차원이 달랐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버스 외부광고는 5면 광고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대만의 버스광고는 ‘면’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 버스 전체를 포장하고 있어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규모감 있고 임팩트가 강했다. 다른 옥외 매체도 상당히 규모가 컸는데, 한 지하철역은 통로 벽면 전체를 광고판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플래너로서 이러한 광고를 운영할 경우 예산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 구글링도 해봤지만 아쉽게도 찾을 수 없었다. 대만의 다양한 옥외 매체 광고를 보면서, 대만의 옥외 광고에 대한 규정은 우리나라보다 유연해 보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진정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도 대만처럼 자유롭게 옥외광고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V 광고
현업에서 가장 깊게, 또 많이 다루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대만에 가기 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TV 광고였다. TV 광고의 특징을 가장 면밀하게 살필 수 있는 프라임 시간(19~24시) 광고를 보기 위해 낮 동안 일정을 빠르게 마치고 숙소로 들어와 이른 저녁부터 TV를 봤다. 그리고 TV 광고에서도 한국과는 다른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대만의 TV는 특이한 편성 패턴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19~21시에 애니메이션을 방영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이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도 중간 광고가 들어가는데, 15초 소재 기준 최대 10개의 광고가 운영되어 상당히 긴 중간광고 시간이 편성되어 있었다. 22시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드라마를 방영하는데, 역시나 15개의 중간광고가 편성됐다. 스톱워치를 동원해 광고소재의 길이를 비교해보니 우리나라 중간광고의 길이가 대체로 15초, 30초, 1분 길이인 것과 비교해 대만의 중간광고 길이는 13초, 15초, 27초 등 정말 다양했다.
이렇듯 대만에서 옥외와 TV 광고를 보며 광고에 대한 규제가 우리나라보다 굉장히 자유롭다는 점을 느꼈다. 이는 광고를 기획·제작하고 운영하는 광고인으로서의 크리에이티브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정말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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