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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d-Culture

[D-CULTURE] 대홍기획 기업문화_#2 힐링캠프

 

광고회사는 업무 특성상 부서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전략·기획·제작·매체 집행 등 하나의 캠페인이 온에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직무의 본부와 팀이 함께 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신규 입사자가 늘어나면서 물리적인 소통과 교류의 어려움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대홍기획의 <힐링캠프>이다.

 

<힐링캠프>는 이종 직무 임직원들의 소통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제도로,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본부와 직무의 구성원이 모여 신청을 하면 1박 2일 또는 당일의 워크샵 비용(숙박, 식사,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입사 후 얼굴 보기도 힘들어진 동기들과, 함께 고생한 TF 팀원들과, 오며 가며 인사는 했지만 친해지기 어려웠던 동료·선후배 등 업무와 사무실을 벗어나 동료들과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대홍기획의 다양한 기업문화 제도 중 가장 인기 있는 제도로, 2013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약 100여 건의 <힐링캠프>가 진행됐다. 회사에서는 친해지기 힘들었던 동료들과의 친목 도모와 힐링을 위해 떠난 3인의 <힐링캠프> 후기를 들어보자.

 

 

 

플랫폼-D2팀 박경원 CⓔM

 

 

기간: 2019년 8월 9일 (금) ~ 10 (토), 1박 2일 | 장소: 연남동

주제: 대홍TV TFT 친목도모와 향후 활동방향 논의

참가자: 플랫폼-D2팀 최모세&박예솔&박경원, 캠페인전략 6팀 김나경, 플랫폼-D1팀 김하나, 캠페인전략 3팀 손서연, 인프라지원팀 김민수&서설, 영업전략센터 신지원&김주혜

 

 

 

 

 

 

 

대부분의 업무가 서로 간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광고회사이지만, 업무와 조직 특성 때문에 모두가 서로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 특히 다양한 부처 사람들이 TFT로 만나 촉박한 일정을 쪼개 업무를 하기에도 바쁜 경우에는 더욱 인간적인 교류에 대한 욕심이 커지기 마련이다.

 

지난 8월,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 대홍TV TFT 회의 중 우리끼리 힐링캠프를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불쑥 튀어나왔다. 삼천포로 빠지는 데 일가견이 있는 멤버들이니만큼 아이디어가 뱃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롯데월드 야간개장을 풀로 즐겨보자, 일단 돼지처럼 먹는 계획을 짜자, 경기도 빠지에 가서 물에 빠지고 먹고 또 빠지자, 그리고 이런 우리의 모든 힐링캠프 활동을 대홍TV 콘텐츠로 만들자까지.

 

하지만 연이은 격무로 지쳐버린 우리 TFT 멤버들은 왜 캠프에 ‘힐링’이란 단어가 붙었는지 금세 깨달았다. 산더미 같은 리스트를 보니 서로 무리하지 않기로 의견이 모였다. 맛난 것 많이 먹고, 오손도손 실컷 웃고 떠들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것이 더 손발을 착착 맞춰 앞으로의 대홍TV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 바람직하고 합리적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게 금요일 근무가 끝나자마자 속속들이 연남동에 루프탑을 가진 파티룸으로 모인 멤버들. 기분이 저기압이면 고기 앞으로 가라고 했던가. 넉넉한 고기와 주류 앞에 모두가 인심과 마음까지 넉넉해졌다. 서로 자기가 고기를 굽겠다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며 이어진 술자리. 나눌 이야기도 많은데 말끝이 길면 너무 낭비라는 생각에 서로 야자타임을 가지며 서로의 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웃고, 같이 혀를 차고, 축하하고, 슬퍼한다고 위로하며 눈꺼풀의 무게를 버텨가다 보니 어느덧 새벽 5시였다.

 

힐링캠프를 함께 다녀오고 난 뒤, 난 TFT 멤버들이 대학교 친구처럼 느껴진다. 물론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몸과 마음, 관계까지 힐링 되는 한여름 휴가 같은 힐링캠프였다.

 

 

 

플랫폼-D1팀 최주희 CⓔM

 

기간: 2019년 9월 20일 (금), 당일 | 장 소: 파주 헤이리 마을

주제: 파주에서 보낸 레알 힐링 DAY

참가자: 플랫폼-D1팀 최주희, 미디어바잉 3팀 주영욱&김슬기, 미디어플래닝 1팀 황성호, 플랫폼-D2팀 임제권

 

 

 

 

 

대홍에 입사한 지 5년, 드디어 힐링캠프를 처음으로 떠나게 되었다. 5년 전 입사했을 때 같은 팀으로 일했던 쌤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나게 된 힐링캠프! 9월 20일 해피프라이데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파주로 출발했다.

 

5년 전에는 한 팀이었지만 지금은 각자 다른 팀에서 디지털 미디어와 디지털 캠페인 업무를 하고 있기에 서로 비슷한 듯 다른 고민과 고충에 대해서도 나누고, 안부도 물으며 떠나는 차 안은 수다로 가득했다.

 

어렵게 서로의 시간을 맞춘 만큼, 마음의 힐링과 더불어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우리는 파주의 헤이리스에서 나만의 항수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했다. 예전부터 조향 클래스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의 향수 만들기는 여러 명화 중, 마음에 드는 그림을 선택하고 그 그림과 어울리는 향과 나의 취향에 맞는 향을 만드는 미학적인 조향 클래스여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향의 이름을 감추어서 온전히 감각에 집중하여 향을 고르는 형태였기에, 지금 이 향이 어떤 느낌인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선택한 그림은 고흐의 아몬드 꽃. 청록색에서 오는 싱그러운 느낌과 아몬드꽃에서 느껴지는 은은함을 표현하기 위한 머스크, 그리고 플로럴한 향에 끝으로 나뭇가지의 우디한 향을 섞어 나만의 향수를 만들었다. 이후 2층의 갤러리에서 명화와 그에 어울리는 향수를 같이 감상하고 단체사진도 뿌듯하게 한 컷.

 

클래스 이후 맛있는 이야기와 다과를 즐기며 카페에 앉아 햇살이 비치는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 행복하다’라는 말이 진심으로 툭 튀어나왔다. 힐링캠프 제도가 아니었다면 동료들과 이렇게 평일 낮에 여유를 즐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애사심도 함께 무럭무럭 피어났다.

 

저녁식사로 바비큐 구이를 맛깔나게 즐기고, 다시 서울로 향하는 차 안. 추억의 가요를 들으며 떼창을 하다 보니 쌓였던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다음 힐링캠프는 언제 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우리들. 좋은 동료, 좋은 제도가 있기에 진정 힐링 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크리에이티브솔루션 3팀 장서진 CⓔM

 

기간: 2019년 8월 15일 (목) ~ 16일 (금), 1박 2일 | 장소: 경주

주제: 고즈넉한 경주에서의 G.N.O

참가자: 크리에이티브솔루션 3팀 장서진, AS3팀 오혜준, AS6팀 주선유, AS9팀 박주현, 콘텐츠 4팀 송서율, CS9팀 오다록, 빅데이터컨설팅팀 유재원

 

 

 

 

 

 

 

여자 동기 일곱 명과 여름 힐링캠프를 떠나기로 했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디로든 떠나 Girls’ Night Out을 즐길 수 있으면 됐다. 누구 한 명이 경주를 말했고 카톡방에서는 ‘ㅇㅇ’, ‘ㅇㅋ’, ‘좋아’의 대답뿐이었다. 계획도 없었다. 밥집과 카페가 모여있는 황리단길 근처에 큼지막한 숙소를 잡아둔 것 외에는. 술과 밤과 잠잘 곳만 있으면 됐다. 8월 15일, 그렇게 우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경주행에 올랐다.

 

 

경주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경주를 처음 말했던 누구 한 명은 노오란 우비를 챙겨 입었다. 비 내리는 경주도 아쉽지 않았다. 어떻든 떠났으니 다 좋았다.

 

기차에서 보낸 시간도 꽤나 길었으니 사실상 진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 게다가 호스트는 지독한 TMT였다. 사회주의부터 마르크스, 레닌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설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모두가 지쳐갈 때쯤, 호스트는 한 해장국집에 연락을 하고 있었다. 일곱 명이 갈 테니 해장국 맛있게 끓여달라고. 우리는 계획에 없던 메밀묵 해장국 집으로 가게 되었다.

 

일곱 명이 우당탕 경주 한복판을 돌아다녔다. 누구 하나 첨성대 보러 가자, 대릉원으로 들어가자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동기들하고 그저 밥 먹고 커피 마시며 돌아다니니 을지로나 익선동과 다를 바 없었다. 우리는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향했다. 유일한 계획이었던 밤을 보내기 위해. 숙소 앞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가득 사서 들어갔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한 잔씩 비워내다 보니 새벽이었고 우리는 어느새 다 같이 누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다 같이 늦잠을 잔 데다가 일곱 명이 한 화장실에서 씻으려니 당연히 조식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체크아웃 시간도 조금 넘겼고 가려던 브런치 가게 오픈 시간도 놓쳤다. 한 시간을 기다려 인당 1.5개씩 잔뜩 시켜 브런치를 먹었다. 날씨가 좋아 기차 시간을 미뤘다 땡겼다 미루다가 카페에서 또 잔뜩 노닥거렸다. 기차 시간이 다가올 때쯤 대릉원 한 번 안 들어간 것이 아쉬워 근처 대릉원 느낌의 잔디에서 또 잔뜩 사진을 찍어댔다.

 

영화 기생충에서 무계획이 가장 완벽한 계획이라고 했던가. 딱 그랬다. 우리는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과 동선이 딱딱 들어맞는 효율적인 여정은 못되었으나, 또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일에 욕심이나 아쉬움이 없던, 충분한 여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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