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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d-Issue

Z세대가 만들고 노는 트렌드 상류, TTTB

 

글 송혜윤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수석연구원. MZ세대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컨텐츠 등을 연구한다. <20대 트렌드 리포트>(2013~2018),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2019~2022) 공저.

 


 

Z세대 트렌드가 시작되는 TTTB

Z세대에게 핫한 플랫폼 TTTB가 SNS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TTTB는 트위터, 트위치, 틱톡, 블로그의 약자다. Z세대는 다른 세대가 잘 사용하지 않아 낯설게 느껴지는 이 플랫폼들을 자주 찾고,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Z세대가 한 달 내에 이용한 SNS를 조사해보니 인스타그램(72.3%)과 페이스북(52.4%)에 이어 블로그와 트위터(31.5%)가 공동 3위를 차지했고 틱톡(17.4%)이 그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 응답에서 트위터가 5위, 틱톡이 7위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순위다.

Z세대는 트위터로 좋아하는 덕질을 즐기고, 트위치 스트리머와 소통하며 새로운 밈을 만든다. 틱톡에서 시작한 숏폼 컨텐츠는 온라인 영상 컨텐츠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고 익숙한 사진 대신 긴 글로 일상을 기록하고자 다시 블로그를 찾는다.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각종 트렌드와 신조어, 밈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이 TTTB를 주목한다면 당신은 아마 Z세대가 주도하고 확산하며 향후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류 트렌드로 진화할 마이크로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찐팬이 활동하기 좋은 무대, 트위터&트위치

트위터는 취향과 개성이 강한 Z세대가 모여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이들은 트위터의 실트(실시간 트윗)를 통해 날것의 감성과 자신만의 취향을 표출하며 생생한 트렌드를 빠르게 향유한다. 특히 트위터는 Z세대 찐팬이 더 자주, 오래 머무는 곳이다. 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별 접속 빈도와 일평균 이용 시간을 비교해볼 때 트위터 헤비 유저의 관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올라오는 게시물도 많고 실시간 소통도 잦아 트렌드 생성과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트위터 유저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제품/서비스의 후기를 작성하는 비율이 높아 Z세대의 찐의견을 확인하기 좋은 채널로 활용되기도 한다. 팬들의 솔직한 후기와 참여는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작년 네이버 시리즈는 웹툰에 등장하는 최애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고자 명대사/명장면을 인용하는 트위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370만의 광고 노출과 신규 유저 유입을 이끌어냈다. 트위터의 문법을 잘 읽어내 브랜드와 유저가 친근하게 소통하며 찐팬의 케미를 만들어낸 것이 성공 요인이라 하겠다.

 

 

트위치도 주목해볼 만하다. MZ세대의 1인 크리에이터 영상을 이용해본 비율을 살펴보면 20대 초반의 트위치 이용률이 전년 대비 12.2% 상승한 결과를 보인다. Z세대가 좋아하는 스트리머의 주 활동 무대가 트위치인 경우가 많아 실시간 방송에서 덕질하기 좋은 환경이라 자주 찾는다고 한다.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ㅋㅋ루삥뽕(웃을 때 사용되는 의성어, 트위치 도네이션 캐릭터 ‘찬구’가 웃는 소리에서 유래) 등 최근 Z세대가 사용하는 신조어도 알고 보면 트위치에서 시작된 것이 많다.

 

그때는 과했지만 지금은 힙한 틱톡

챌린지 영상이나 일명 유행템이 생겨나면서 틱톡은 Z세대가 즐기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는 힙한 플랫폼이 됐다. 요즘 10대는 ‘같이 사진 찍을래?’가 아니라 ‘같이 틱톡 할래(틱톡에 올릴까)?’로 소통한다. 틱톡은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누구나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검색 몇 번 만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에서 먼저 유행한 트렌드가 한국으로 넘어오기도 하고 K-컨텐츠가 해외로 전파되면서 영향력은 배가 된다. 이렇게 1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틱톡의 숏폼 컨텐츠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로 확장돼 온라인 영상 생태계를 바꿔놓았다. 유튜브 쇼츠 크리에이터가 생겨나는 등 숏폼의 생산과 유통이 자유로운 환경이 구축되며 틱톡 감성을 좀 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좌) 유튜브 쇼츠 (우) 인스타그램 릴스 / 출처 YouTube Shorts 시작 가이드, about.instagram.com

 

갓생 살고 싶은 Z세대는 다시 블로그로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을 추구하는 ‘갓생(God+生)’ 트렌드는 Z세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려는 Z세대의 갓생 욕구와 네이버에서 시작한 ‘#오늘일기’ 블로그 챌린지 이벤트가 만나 블로그를 이용하는 Z세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Z세대 3명 중 1명(31.2%)은 일주일에 1회 이상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스타그램 피드(24.4%) 업로드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이미지 기반의 인스타그램과 달리 블로그는 사진이나 글자 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구절절하게 작성하고 공유할 수 있다. 블로그를 광고나 협찬 도배 글로 여기는 다른 세대와 달리 Z세대는 자신의 하루 일과부터 취미, 대외활동 등을 솔직하고 정제된 글로 기록/보관하는 일기장처럼 사용한다.

 

이렇게 일부 마니아들만이 이용했던 TTTB는 새롭고 신선한 트렌드를 만드는 장이 됐다. 더 이상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머물지 말고 Z세대가 직접 만들고 노는 ‘트렌드 상류’로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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