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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Insight

[M Report] 배달의 공중전이 시작됐다

 

글 계동혁 / 특수지상작전연구회(LANDSOC-K) 연구원으로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

 


 

트럭과 오토바이로 구축된 기존의 물류체계, 그중에서도 택배, 음식배달과 같은 생활물류산업 분야를 드론(Drone)이 혁신할 수 있을까? 이에 대다수 전문가는 가까운 미래에 2.5kg 이하 중량의 근거리 택배와 배달음식은 사람 대신 드론의 한 종류인 쿼드콥터(Quadcopter)가 전담할 것으로 예측한다. 스마트 물류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며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드론의 활용가치 역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론 택배 시스템의 도입으로 생활물류산업의 자동화는 물론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정확하고 신속한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드론은 대도시의 경우 교통량 증가로 인한 지·정체와 택배 상·하차, 배송 차량의 주·정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드론 배송은 거점 물류센터에서 고객이 지정한 장소까지 하늘이라는 3차원 공간을 활용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택배 물량 40억 개, 매출은 10조 원 

코로나19 대유행(Pandemic)은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고 실제로 전 세계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2020년 19%, 2021년 22% 증가했다. 참고로 국내 택배물량은 2020년 기준 연간 33억 7천만 건으로 2014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고,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6년 14.0%에서 29.5%로 증가했다(출처 한국통합물류협회). 통계청과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개별 택배시장 규모가 물량은 40억 개, 매출액은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좌) 드론 배송을 시작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가평수목원2호점에서는 치킨, 삼겹살 등 70여 종의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한다. (우) CU영월주공점에서는 근교 글램핑장에 드론 전용 제품세트를 배달한다. / 출처 세븐일레븐, CU

 

이와 같은 폭발적인 택배 물량 증가는 물류체계에 심각한 과부하를 일으켰고 택배 인력 부족 문제를 심화했다. 주요 선진국은 이에 대응해 최종 배송구간에서의 배송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자동화를 가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류 단계별 비용은 통상 분류 4%, 집하 6%, 터미널 간 수송 37%, 라스트마일 배송 53%로 구분할 수 있으며 최종 배송구간 비용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배송로봇과 드론 등을 활용하면 배송 효율의 증가와 함께 물류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특히 카메라, 센서(레이더·라이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장애물 감지, 위치 추정, 지도 작성 등 기술이 발전하며 창고나 물류센터, 건물 내에서만 주로 사용되던 물류로봇의 활동 범위가 외부로 확장되는 추세다. 실제로 드론과 물류로봇을 활용할 경우 배송 과정의 완전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와 같은 관련 비용 절감은 물론 빠르고 정확한 배송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 등의 국가에서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드론과 물류로봇을 활용한 생활물류 서비스가 시험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기업과 고객 모두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구글과 아마존, 월마트는 미국 내 주도권 경쟁중

2022년 3월 기준, 미국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운용하는 드론 개발 자회사 윙(Wing)은 호주에서 제한적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으로 누적 횟수는 20만 건을 넘었다. 2019년 호주 민간항공국(CSA)과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드론 배송 서비스 관련 승인을 받은 호주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로건 등의 외곽 중소도시에서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4년여 만에 이룬 실적이다. 2022년 4월부터는 미국 댈러스에서 페덱스(FedEx)와 함께 첫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윙의 배송 서비스용 드론은 약 105㎞/h의 속도로 1.5㎏의 택배를 운송할 수 있다. 윙의 성공 사례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월마트, UPS, 우버 등 미국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드론 배송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은 2019년 1월부터 배송로봇 스카우트(Scout)를 활용해 서비스 지역을 워싱턴, 캘리포니아주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 테네시주 프랭클린으로 확장 중이다. 특히 2020년 9월, FAA로부터 운항에 대한 정식 허가를 취득한 프라임에어(Prime air)의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대 2.27㎏ 중량의 상품을 운송할 수 있으며 9월부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드론 택배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 12월 드론을 활용한 배송 개념을 처음 선보인 아마존은 드론 배송과 관련된 특허도 이미 수십 개 등록한 상태다. 아마존은 145개의 거점 드론 센터를 구축하고 연간 5억 개 이상의 택배를 드론을 활용해 배송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경쟁사인 월마트 역시 드론업과 제휴해 2019년부터 드론 배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내 수많은 점포와 드론 배송을 결합해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유통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한 무인배송 시스템 도입이 가장 활발하다.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최고의 드론업체로 평가받는 중국의 DJI 역시 2015년부터 다양한 기업과 드론 배송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징둥(JD)은 2016년 첫 드론 배송을 시작했으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알리바바 그룹 내 최대 온라인 장터인 타오바오 역시 드론 배송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 유통업체의 드론 배송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물론 기대치 역시 매우 높은 상황이다.

 

5분 안에 숲 속으로 생필품을 전달하는 편의점 드론 배달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피자를 배달하는 드론 / 출처 영화 캡처

 

2018년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비롯해 미래를 다룬 SF 영화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생필품을 운송하는 드론의 모습은 놀랍거나 신기하지 않다. 고객에게 드론 및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이용해 상품을 전하는 라스트마일 무인배송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24% 이상, 매출액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7% 이상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드론을 활용한 생활물류서비스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시장 점유율은 2040년대가 되어도 3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대한 선행 투자비, 기술고도화와 안전문제, 각종 규제는 물론 드론 배송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론을 활용한 생활물류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드론으로 가능한 일이 192가지 이상이며 그 분야와 숫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드론 분야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정부차원에서 2025년 드론택배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2026년까지 세계 드론시장의 규모가 9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드론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21세기 최첨단 기술 중 하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그중에서도 사물인터넷(IoT)과 융합된 드론의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드론을 활용한 물류혁신 역시 다양한 활용범위 중 하나일 뿐이며 인류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생활물류분야는 물론 드론을 활용한 미래 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것 역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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