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디지털솔루션3팀 김민수 CⓔM
* [Digital In.sight]에서는 매달 디지털 전반의 이슈와 트렌드를 전합니다. AI와 SNS 소식을 격월로 전해드릴 예정이며 이번 달에는 SNS 소식을 소개합니다.
“사람이야, AI이야?” AI를 활용한 창작물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지금, 많은 이들이 묻기 시작했습니다. 섬세한 화풍, 감정을 자극하는 멜로디, 세밀한 연출로 SNS를 떠도는 수많은 이미지와 영상들. 이제는 단순한 스타일 필터를 넘어 특정 작가와 브랜드의 분위기, 심지어 ‘개인’의 얼굴이나 일상까지도 AI가 새로운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누구의 것인가?’ 우리는 지금 창작의 본질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 장르나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을 AI가 재현하면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AI 생성물과 저작권을 둘러싼 최근 사례들을 통해, 기술이 앞서가는 현실 속에서 현행 법제는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브랜드와 창작자들은 어떤 기준과 책임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브리풍 AI 그림, 논란의 중심에 서다
- ‘트렌드 탑승 vs 명백한 저작권 침해’ 의견 분분
-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저작권 침해 논란도 증폭
최근 OpenAI의 이미지 생성 모델을 통해 유저들이 본인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하는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일상 장면을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변환한 콘텐츠 공유가 급증했습니다. 브랜드 계정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맥도날드 멕시코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일명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를 여러 장 게시했습니다. 게시물 속 이미지에는 ‘지브리 스타일’의 캐릭터들이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수천 건의 좋아요와 공유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퍼졌지만, 동시에 국내외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AI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를 재점화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스튜디오 지브리의 고유한 색감, 캐릭터 디자인, 감정 연출 방식을 ‘스타일’이라는 이름 아래 모방한 것이 과연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죠. 맥도날드 멕시코 측은 AI를 통해 ‘지브리풍’을 차용했을 뿐 저작권 침해 의도는 없다고 밝혔고, 해당 콘텐츠는 별도의 법적 제재 없이 삭제됐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브랜드가 AI를 활용해 창작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창작이고, 어디서부터가 침해인가’라는 경계를 다시 묻게 했습니다.
#AI 창작물, 우리는 환영해야 할까?
- 현실과 유사한 AI 콘텐츠, 정보 판별 기준 요구
- 감탄과 불안이 공존, 기술 수용성의 경계 시험
“AI 창작물, 우리는 환영해야 할까?”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영상이 현실과 구분이 어려워지는 수준에 이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SNS에는 AI 생성 영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를 낳았는데요. 해당 영상은 방송국 아나운서가 “서울 시내에 용암이 분출하고 있다”는 속보를 전하며 현장 기자를 연결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뒤이어 기자는 뒤에 보이는 용암은 진짜가 아니며 본인은 AI라고 소개합니다. 영상에 등장한 학생, 연예인, 사업가 등도 모두 자신이 AI임을 강조하며 시청자에게 ‘속지 말라’고 경고하며 영상은 끝이 나는데요. 영상을 본 유저들 사이에서는 현실에 버금가는 영상 수준이 놀랍다는 반응부터 끊임없이 진보하는 AI 기술이 악용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왔습니다.
이처럼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AI 창작물의 활용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지브리풍’ 콘텐츠 사례를 포함해 AI로 생성된 일러스트나 음악, 영상이 대중 콘텐츠의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다양한 시선이 충돌하고 있죠. 즉, AI 창작을 확장으로 보는 시선과 창작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위협으로 보는 시선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활용에 찬성하는 입장
▶ AI도 하나의 도구일 뿐 사용하는 사람의 창의성이 중요
▶ 누구나 전문가처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
▶ 창작 기회가 평등해짐에 따라 브랜드, 아티스트의 접근성 확대
이들은 AI를 ‘포토샵’이나 ‘카메라’처럼 창작을 위한 도구로 바라보며 최종 결과물에 대한 권리는 사용자에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활용을 우려하는 입장
▶ 작가의 정체성과 수십 년의 노력이 스타일 하나로 쉽게 모방
▶ 생존을 위협받는 예술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로 생겨나는 갈등과 혼란
이들은 AI의 무분별한 학습 데이터 수집과 모방 결과물이 기존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합니다.
#AI 창작물과 저작권, 법은 어디까지 보호하고 있을까
- AI 이미지로 현실 인물 스타일 변형, 저작권 경계 모호
- 상업적 활용 속 권리 보호 공백 지적
AI 프로필 기능을 출시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노우. 수많은 유저들의 SNS 프로필 화면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스노우가 출시한 ‘AI 만화동산’ 서비스는 1990년대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디즈니 만화동산’이 모티브인데요. 나만의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데다가 90년대의 레트로한 분위까지 구현해 하나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세일러문부터 도라에몽, 지브리풍 이미지까지. 하지만 AI가 만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문제는 아직 많은 국가에서 법정 공백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의적 개입’을 전제로 하며, AI가 단독으로 만든 창작물은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저작권청(USCO)은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이미지나 텍스트는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저작권법 제2조에 따라 보호 대상은 ‘인간이 표현한 창작물’로 한정되어 있으며 일본과 EU 등도 비슷한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단순히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줘’라고 명령한 AI 이미지도 저작권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생성된 이미지가 특정 작가의 스타일과 매우 유사할 경우 그 스타일은 보호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스타일이나 표현 기법은 ‘아이디어’로 간주해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창작물이 늘고 특정 작가의 스타일이 곧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이러한 법적 해석은 점점 더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기술보다 중요한 기준
- 브랜드 정체성과 창작 윤리를 위해 AI 생성 활용 제한
- 사람 중심 창작 가치를 우선한 의사결정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미지 생성, 광고 소재 제작, 음성 더빙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는 빠르고 효율적인 해결책이 되어주고 있죠. 그러나 그만큼 브랜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레고는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데 AI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정책을 세운 바 있습니다. 레고는 제품 디자인과 신제품 개발, 제조, 소매 등의 분야에서는 AI 활용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실제 예술가와의 작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레고와 같이 널리 알려진 IP를 가진 레거시 브랜드에서 AI의 잠재성은 특히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레거시 브랜드이자 IP로 유명한 코카콜라 또한 크리에이티브 제작에 기술과 인간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이유 또한 그 때문입니다.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도입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은 AI 윤리 원칙을 수립해 생성형 AI의 활용과 관련된 내부 기준을 마련했으며 Adobe는 ‘Content Credentials’라는 메타데이터 기반의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Adobe, Getty Images 등은 AI 학습 데이터 출처에 대한 법적 리스크 대비를 위해 자체 제작 콘텐츠나 라이선스 확보 콘텐츠만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창작과 모방의 경계에서 기업들은 AI 활용과 그에 따른 저작권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기준을 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중립적인 시선에서 보는 AI 창작물
- AI 모델 활용, 감정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 브랜드 신뢰와 진정성 간 균형이 관건
삼성생명은 브랜드 캠페인 ‘좋은 소식의 시작’을 통해 AI 이미지 생성 툴을 활용한 비주얼을 공개해 주목받았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AI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실제와 가상의 경계’라는 새로운 이슈를 드러낸 사례이기도 합니다. AI의 활용으로 효율성과 시각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창작자 권리, 소비자 신뢰, 현실 기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도 뒤따릅니다.
AI 창작물이 브랜드 메시지 전달에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콘텐츠를 만들게 될 경우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모두가 ‘이것이 창작인가, 모방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함께 답을 찾아가는 시점에 있습니다.
AI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창작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우리가 생각해 온 ‘창작자’, ‘작품’, ‘표절’, ‘영감’의 의미 자체를 흔들고 있죠.
현재 기업과 창작자, 이용자 모두가 AI 창작물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브랜드 역시 이러한 경계 위에서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접근 방식은 제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AI 기술의 활용’과 ‘저작권 및 창작자 보호’라는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성과 혁신이 필요하고 창작자 입장에서는 보호받을 권리와 공정한 대우가 중요합니다. 이 사이에서 법과 제도,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어야만 각자의 목소리를 지키면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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