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인의 사생활>은 대홍 크리에이터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진 에세이 코너입니다.
벌써 불곰산악회에 관한 세 번째 글이다. 다음 글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10년 차가 될지, 30년 차가 될지 모를 3년 차 산악회의 다짐을 담을 예정이다. 자, 그럼 포부는 마지막 글로 미뤄두고 이번엔 뭘 적어볼까. 불곰산악회에 오는 다양한 사람에 대해? 코시국 이후 지지부진한 산악회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심플하게 생각했다. 그냥 자랑이나 좀 해볼까? 사실 꾸준히 하다 보니 불곰산악회에도 나름 자랑거리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엔 본격 산악회 자랑하기. 약간의 과장을 곁들인.
사건 1_ 35만 명이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인사하다
어느 날 메시지가 왔다. 매주 금요일 뉴닉을 통해 발행되는 MZ세대 트렌드 기사에 불곰산악회를 소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뛸 듯이 기뻤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라는 모토로 전개되는 뉴닉의 뉴스레터를 너무나 좋아해 크라우드 펀딩까지 참여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이로써 성덕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곧바로 인터뷰에 응했고 길게 아주 길게 정성 들여 답변을 보냈다. 뉴스레터 발행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아뿔싸! 다 편집되고 한 줄만 남아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건 35만 명이 보는 뉴스레터니까.
사건 2_ 불곰산악회, 초록창에 뜨다
올해 들어 네이버에서 불곰산악회가 검색되기 시작했다. 뉴닉을 통해 만난 35만 뉴스레터 구독자가 눌러보았나? 아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한사랑산악회에 버금가는 산악회가 되었나? 하는 것들은 물론 나의 과대망상이다. 어떤 알고리즘인지 모를 일이지만 팔로워가 200명 조금 넘는 3년 차 산악회 계정이 초록창에서 검색된다는 사실에 조금 벅차다. 물론 요즘같이 검색하면 뭐든 나오는 시대에 이러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게 다 앞으로 산악회를 30년 이끌어가기 위한 발판이다. PS. 현재 슬프게도 프로페셔널 계정 전환 이후 검색이 되지 않는다(내 발판 어디 갔어).
사건 3_ 불곰산악회, 베스트셀러 책에 소개되다
최근의 일이다. 불곰산악회가 한 책에서 언급됐다. 코로나 이후 개인의, 집단의, 시대의 변화를 인사이트 가득하게 그려낸 책인데 불곰산악회가 아주 작은 한 사례가 된 것이다. 사실 취준생 시절 대외활동에서 만나 뵈었던 멘토님께서 새로 쓰신 책이다. 그분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이번 책도 역시나 베스트셀러가 되어 우리 산악회처럼 ‘성황리에’ 판매 중이다. 멋진 분이 쓴 멋진 책에 이렇게 한 줄 소개되는 것은 정말 근사한 일이다. 게다가 불특정 다수에게 불곰의 정체성과 모토를 이토록 깔끔하게 소개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감지덕지 영광스러운 일이다.
어느덧 불곰산악회는 3년 차가 됐다. 사실 검색해보면 대단한 산악회가 많다. 그에 비해 우리는 회원 수도, 산에 오르는 횟수도 적고 컨텐츠가 별나거나 폭발적이지도 않다. 다만 ‘어줍잖지만 즐거웁게 유유자적 대충’ 산에 오르는 게 불곰산악회만의 스피릿이라면 스피릿이다. 이 같은 기조로 꾸준히 운영하다 보니 재미있게 봐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나름의 관심도 받으며, 이런 자랑거리도 생긴 듯하다. 여전히 허접한 단계이지만 서두에서 말했듯 10년 차 산악회가 될지 30년 차 산악회가 될지 모를 일이다. 그때는 과장을 곁들인 자랑이 아니라 팩트만 말하고 싶다. ‘꾸준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 불곰산악회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