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에디토리얼팀
현지 시간으로 2월 8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렸다. 이 경기에서 시애틀 시호크스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29대13으로 꺾었다는 사실보다 더 주목할 점은, 단 몇 시간에 불과한 경기 하나가 최대 6억3천만 달러(약 9천2백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매년 슈퍼볼은 경기 그 자체만큼이나 경기 전후로 온에어되는 광고에 시선이 집중된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전년도 700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디지털∙모바일 광고 시장 확대로 TV 광고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슈퍼볼 광고만은 예외다. 지난해 슈퍼볼 시청자 수가 약 1억2,800만 명에 달하며, 미국 국민 3명 중 1명이 이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집계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자동차가 빠진 자리, AI가 들어왔다
최고 자본이 모이는 슈퍼볼 광고는 그 자체로 산업 전반의 흐름과 업황을 읽을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매년 인상적인 광고를 선보였던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슈퍼볼 광고 집행을 중단하자 AI와 빅테크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올해 ‘오픈AI(OpenAI)’는 책장을 넘기고 글씨를 쓰며 체스를 두는 등 아날로그적 물성을 강조한 연출로, AI를 인간의 일상적 감각에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Claude)’는 기괴(?)한 표정으로 기계적 답변을 하다가 갑자기 광고를 제안하는 설정으로, 챗GPT(ChatGPT)의 광고 요금제 도입을 발표한 오픈AI를 위트 있게 풍자했다.
글로벌 거장들이 선보인 시네마틱 광고
미국 광고의 최대 격전장인 슈퍼볼 광고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세계적인 감독,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쇼케이스이기도 하다. 올해 Xfinity는 영화 <쥬라기 공원>을 모티프로 한 광고를 공개했다. 본편에 앞서 4:3 레트로 화면비의 티저로 호기심을 자극한 뒤 본편에서는 Xfinity의 안정적인 인터넷 덕분에 쥬라기 공원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정을 풀어냈다. 샘 닐, 로라 던, 제프 골드블룸 등 오리지널 캐스트가 직접 출연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칸과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석권한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배우 조지 클루니와 함께한 Grubhub(배달 서비스)와 Square Space(웹사이트 호스팅 업체) 광고를 연출했다. 특히 감독의 최근작인 영화 <부고니아>에서 호흡을 맞춘 엠마 스톤과 함께한 Squre Space 광고는 ‘emmastone.com’ 도메인을 사용할 수 없어 분노하는 엠마 스톤의 연기를 흑백 아날로그 필름과 파나비전 렌즈로 담아내며 독특하면서도 예술적인 미장센을 완성했다.
하프타임 쇼, 배드 버니만의 공식
슈퍼볼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애플뮤직이 스폰서하는 하프타임 쇼다. 60회를 맞이한 이번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 헤드라이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뮤지션 배드 버니(Bad Bunny). 슈퍼볼 일주일 전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르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다만 평소 라틴 아메리카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온 탓에 하프타임 쇼 헤드라이너 선정 이후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공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배드 버니가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하프타임 쇼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어 노래만으로 13분의 무대를 꽉 채운 배드 버니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삶을 상징하는 연출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각인시켰다. 무대의 시작을 알린 사탕수수밭은 19세기 푸에르토리코 경제의 중심을,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신주는 만성적인 전력난을 상징한다. 카디 비, 제시카 알바, 페드로 파스칼, 리키 마틴 등 라틴계 셀럽 게스트와 함께한 공연 말미에는 중남미와 북미를 아우르는 ‘아메리카’ 각국의 이름을 외친 뒤 ‘Together, We Are America’라는 문구가 적힌 풋볼을 던지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전광판에 띄운 “The Only Thing More Powerful Than Hate Is Love”라는 메시지는 이번 하프타임 쇼의 핵심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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