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삶, 그리고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시작되는 2021년. 달라진 한 해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조언이 도착했다. 2020년을 읽어낸 12명의 스페셜리스트가 전하는 2021 트렌드 키워드.
비일상의 일상화
2021년 코로나19가 한풀 꺾이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만 그 일상은 이전과 동일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뉴노멀의 시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듯하다. / 이승윤 디지털 문화심리학자, 건국대 경영대 마케팅분과 교수
디지털 고객 경험
코로나19로 인해 의식주에 걸친 우리 삶이 급격하게 디지털로 전환됐다. 2021년에는 다양성(Range)과 깊이(Depth) 두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고객 경험(DX, Digital Transformation)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 깊이 있는 디지털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기업이 늘어나며,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디지털 고객 경험이 생겨날 것이다. / 이승윤 디지털 문화심리학자, 건국대 경영대 마케팅분과 교수
SPACE, 머물기를 바라는 모든 것
코로나19 직전에 내가 관심 가졌던 건 SPACE 즉, 공간이다. 사람들은 카페, 미술관 같은 ‘공간’을 자주 찾았고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내 집을 훌륭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곳, 내가 가고 싶은 곳, 바로 이 ‘곳’에 대한 관심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 코로나19가 다 멈추게 만들었지만. 부연하자면 ‘공간’은 특정 장소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개념을 나타내기도 한다. 머물기를 바라는 모든 것에 대한 개념. / 이우성 시인, 컨텐츠 에이전시 <미남컴퍼니> 대표
D2C 마케팅 확산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며 생산, 유통, 판매, 마케팅의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일관된 흐름으로 통합되기 시작했다. 제조사를 중심으로 자사몰을 구축하는 등 소비자 데이터 확보 및 수익구조 개선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노력이 급증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전략인 D2C(Direct to Consumer) 마케팅은 2021년에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김유나 서울예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일상으로 스며드는 구독경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플랫폼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을 평생 Lock-in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 고객생애가치(CLV: Customer Life Time Value)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따라서 고객 유치와 더불어 한번 유치된 고객을 지속시키는 방법론으로 구독경제가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전망한다. / 김유나 서울예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일회성 소모임
코로나19로 소셜클럽, 살롱, 북클럽 등 취미 공유를 중심으로 한 소모임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일회성 소모임이 점차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예를 들어, 남의 집 프로젝트 같은. 마치 여행지에서 스치는 인연처럼 취향이나 취미를 중심으로 한 단발성 만남, 어쩐지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 강보라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느슨한 비거니즘
비건 열풍이 심상치 않다. 채식 메뉴만 전문으로 다루는 식당, 배달업체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 2021년에는 엄격한 채식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먹지 않는 식의 느슨한 비거니즘이 화두가 될 듯하다. 유튜브에서의 ‘비건 먹방’ 인기도 예상해본다. / 강보라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솜사탕핫도그
트렌드의 속도가 빠르다. 무수한 컨텐츠와 이슈가 나왔다 사라진다. 소비자에게 아무리 좋은 음식을 차려줘도 빨리 먹지 못하면 음식물쓰레기가 되고 만다. 솜사탕처럼 빠르게 만들고 강렬한 단맛을 보여주고 사라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토끼모양, 곰모양으로 시선을 끌고, 안에 담긴 진짜 핫도그에 무슨 맛이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상품, 서비스, 컨텐츠 모두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클래식은 영원하지만 주목받지 못한 클래식은 묻혀있을 수밖에. 속도에 뒤지면 아무리 좋은 맛도 사라지고 만다. / 조명광 비루트 CEO
집(Home)
코로나19가 야기한 혼란스러운 상황은 집을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중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꼽게 한다. 이제 집은 주거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벗어나 오피스, 짐, 레스토랑, 클럽, 게임방 등 다채로운 역할을 해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 인테리어를 포함한 가구나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증가해 내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이주영 <ARENA Homme+> 부편집장
하이브리드 & 가상현실
코로나19는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위축시킨 반면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발전 방향이 비대면의 확장이라기보다는 혼종적(하이브리드) 현상과 모델을 다수 탄생시키고 있다. 이는 기술과 하드웨어적 한계로 인해 일상에 들어오지 못하던 가상현실을 불러들일 가능성이 크다. 가상현실은 하이브리드 커뮤니케이션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 공병훈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게임과 서사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와 달리, 게임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사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 2020년 <라스트 오브 어스2>는 빠른 화면과 감각적인 효과, 서사의 힘으로 사용자를 모니터에 집중시켰고 <사이버펑크 2077>과 같은 오픈월드 게임이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보고 듣는 이야기 매체로서의 영화보다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이 더욱 강한 이야기 매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임이 서사로서 사용자를 불러모았다는 것은 2020년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할만한 조짐이다. / 조진혁 <ARENA Homme+> 매거진 에디터
Reboot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새로운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 Renewal이 기존 가치의 연결이라면 Reboot은 새로운 연결을 의미한다. 2021년은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 새로운 용도, 새로운 소비자와 연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의미를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해본다. / 김신엽 Digital Signage lab 소장
데이터노믹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양이 2019년 41zetabytes에서 2024년 149zetabytes로 폭등, 우리나라 데이터 시장 규모도 2019년 17조 원에서 2024년 30조 원으로 급성장이 전망되는 등 데이터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또,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개인정보 활용이 본격화되고, 디지털 뉴딜의 핵심인 데이터 댐 사업 시작으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데이터가 산업화 시대의 석탄, 석유 같은 자연자원과 대등한 21세기 원유로 각광받는 것. 따라서 데이터경제는 컨텐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 등 여러 후방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어 2021년은 이에 대비가 필요한 해가 될 것이다. /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X+AI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의료, 법률, 게임 등 일부 영역에 한정(AI+X)해 적용됐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공지능 기반 K-방역의 성과로 인공지능 적용이 전 산업으로 확산돼 혁신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기술적 실험을 넘어 딥러닝,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등 인공지능 기술의 성숙과 신기술 출현으로 2021년에는 전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 적용(X+AI)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친숙한 인공지능
AI가 탑재된 스피커와 음성 더빙기술(네이버 클로바더빙)은 물론 콜센터의 응대 시스템과 쇼핑몰 챗봇까지도 인공지능이 자리 잡았다. 더 나아가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과 광고 플랫폼에도 적용 중이다. 과거에는 인공지능이 미래에 다가올 무언가로 여겨졌다면, 2021년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 속에 함께할 듯하다. / 곽팀장 마케팅 칼럼니스트
알고리즘 Only
유튜브 알고리즘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묘하다. 사용자 취향 중심 컨텐츠를 추천하는 넷플릭스와 왓챠, 음원서비스 FLO 등 앞으로도 취향 저격 서비스가 떠오를 예정이다. 마케팅 관점에서도 브랜드의 목소리보다 개인화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모든 사용자가 같은 광고와 컨텐츠를 보는 시대는 사라질 것이다. / 곽팀장 마케팅 칼럼니스트
인구변화와 로컬리즘
2021년은 인구학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다. 전대미문의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2021년이다.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부머의 선두세대가 만으로 65세에 진입하는 원년인 까닭이다. 이로부터 20년간 무려 1,700만 현재의 중년세대가 고령인구로 접어든다. 늙음을 사회 곳곳에서 확인하는 첫 경험이 예상된다.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
도시집중과 시골과소의 사회이동도 어느 해보다 중요한 아젠다로 부각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두고 한국사회가 지닌 많은 문제의 축소판이 도농불균형이란 점에서 인구에 회자될 수밖에 없다. 해결책으로 균형발전을 전제로 한 로컬리즘이 시나브로 떠오른다. 천정부지의 아파트값과 관련된 갈등 등을 풀어낼 유력한 아이디어가 지역부활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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