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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AIGN/Archive

세상에 없던 브랜드 뮤즈

 

글 DDEx센터 브랜드익스피리언스셀 강효정 CⓔM

 


 

밝고 구김살 없는 맑은 성격의 소유자. 물과 같이 투명하고 때로는 격정적으로 출렁이고 바위를 깰 정도로 강렬한. 단, 잔잔한 물밑으로 빠른 해류가 흐르듯 자신이 영원히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마음 밑바닥에 감추고 있는. 김치찌개는 좋아하지만 생선 요리는 끔찍한. 신촌 라이브 카페를 자주 가는. 178cm, 68kg, O형, 20살. 사랑하는 여자 곁에 있고자 사이버 세계를 떠나 현실 세계로 왔다는 자.

그렇다. 그의 이름은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이다. 내면 밑바닥부터 잉태일 1997년 2월 23일까지 설정된 깨알 같은 TMI, 못다 적은 긴 프로필이 곧 아담의 세계관이다.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설까지 나돌던 사이버 아담이 사라진 25년 후, 바야흐로 사이버 이브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담의 무대가 TV였다면 이브는 온라인 세계라는 최적화된 무대에서 SNS라는 날개를 달고 종횡무진 중이다.

 

사이버 이브의 등장

브랜드캐릭터는 기업이나 특정한 상품의 특징을 강조할 목적으로 브랜드를 의인화한 것으로 브랜드 개성 표출이나 친근감 조성을 위한 효과적 수단이다. 많은 브랜드에서 SD캐릭터(Super Deformation Character, 사람 형태의 2~3등신)를 활용하며 버추얼 휴먼으로 불리는 가상 캐릭터(Virtual Character)의 활용 빈도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들은 브랜드 뮤즈, 사이버 이브를 모시기에 바쁘다.

 

(좌측부터) 샤넬의 사이버 이브인 가상 캐릭터 릴 미켈라, 마크제이콥스의 뮤즈가 된 누누리, 루이비통의 모델로 활동한 게임 파이널판타지의 주인공 라이트닝 / 출처 vmagazine.com, @noonoouri, 루이비통코리아

 

감성과 이성 사이, 브랜드와 뮤즈들

고관여 감성 영역, 여성성에 가까운 브랜드들은 가상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샤넬, 디올, 프라다, 루이비통과 같은 수많은 패션 하우스가 러브콜을 보낸 가상 캐릭터들을 보면 그렇다.

SNS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사람처럼 소통하는 이들의 파급력은 웬만한 슈퍼스타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LA에 거주 중인 패션모델이자 뮤지션, 연 수익 160억 원, 포스팅 하나당 약 천만 원을 호가하는 19세 ‘릴 미켈라’는 샤넬, 프라다, 몽클레어, 지방시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활동을 하고 있다. 디올은 환경과 평등을 지향하고 동물학대를 반대하는 눈이 큰 SD캐릭터에 가까운 18세 프랑스 소녀 ‘누누리’를, 루이비통은 게임 파이널판타지의 주인공으로 개성 있는 외모를 갖춘 ‘라이트닝’을 모델로 활용했다.

고관여 이성 영역의 브랜드들도 가상 인물을 활발히 활용 중이다. LG전자의 미래에서 온 ‘김래아’, 신한금융 광고에 등장하는 국내 최초 버추얼 휴먼 ‘로지’ 등이 그렇다.

고관여 감성 영역, 남성성의 브랜드에 속하는 롤렉스, 오메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브랜드들은 SD캐릭터를 포함한 가상 캐릭터의 활용이 두드러지진 않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마케팅 시장에서도 앞다퉈 가상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 영역의 브랜드들의 활동 추이를 지켜볼만하겠다.

 

(좌) 볼보 C40 리차지 광고에 등장한 가상 인간 호곤해일, 벤츠 더 뉴 EQB 광고에 등장한 가상 인간 이솔 / 출처 Volvo car korea 유튜브, 이솔 유튜브

 

저관여 감성 영역의 브랜드 중에서는 수백 명의 보이스 데이터로 만들어진 AI 목소리의 ‘한유아’를 광고모델로 선정한 광동 옥수수수염차, 엔터테인먼트 활동이 기대되는 넷마블의 ‘리나(RINA)’, 극사실주의 모션캡쳐로 피부 솜털까지 구현한 크래프톤의 모델 개발 등이 있다. 저관여 이성 영역의 브랜드 중에서는 일본 하라주쿠에서 등장해 사실적인 모습으로 호응을 얻었던 이케아의 ‘임마(IMMA)’가 대표적이다.

 

대중의 일상에 침투한 사실적 스토리텔링

가상 캐릭터는 시대상에 맞게 대중이 원하는 외모, 연령, 성별, 재능, 스타일링 등을 창조할 수 있다. 깨알 같은 프로필 CD로 자신을 알리던 아담과 달리 새롭게 등장한 이브들은 SNS에서 일상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거침없이 대중과 소통한다. 그녀들이 먹는 것, 입는 것, 인증샷을 찍은 곳에 좋아요가 따라간다. 대중이 선호하는 스토리텔링을 입은 캐릭터들은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뮤즈로 활용된다.

 

릴 미켈라의 Top 10 Moments of 2021 (From a Robot) / 출처 Miquela 유튜브

 

가상 캐릭터는 기업의 이미지에 맞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 구설에 올라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없다. 실체가 없기에 물리적 한계도 없다. 시공간과 컨디션에 제약을 받지 않기에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브랜드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메타버스에서도 이질감 없는 이미지와 이야기가 확장된다. 기업과 브랜드가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시공간의 경계를 지우며 활동

무신사는 유아인의 이미지를 토대로 가상 캐릭터 ‘무아인’을 탄생시켰다. 연기, 패션, 미술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유아인의 모습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부합했기 때문에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상 인간 무아인은 실제 유아인처럼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며 여러 패션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뮤즈로 활동할 계획이다.

 

무신사의 가상 캐릭터 무아인 / 출처 MUSINSA TV 유튜브
FANTASY TRIP WITH ROZY 아메리칸투어리스트 화보 영상 / 출처 Korea Samsonite 유튜브

 

버추얼 휴먼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세계관에서 각자의 생을 만들고 있다. 언젠가는 유아인을 대신한 무아인이 영화 스크린 속에서 메소드 연기를 펼칠지 모르는 일이다. 세상에 없던 브랜드 뮤즈들의 활동 무대가 과연 어디까지 닿을지, 그들의 진짜 같은 가짜의 생은 영원 지속될지 상상과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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