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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D-Culture

어서 와! 광고제는 처음이지?

 

글 트래픽전략팀 박주용 CⓔM

 


 

상식이 사라지는 세상

얼마 전 TV에 나온 사람이 자신의 성별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를 서너 개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성별은 두 개가 아니었던가? 이런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상식이 태어난다. 그리고 두렵다. 나중에 누군가 ‘박주용 씨는 성별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는 상황이 오는 것이, 그때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남자요’라고 하는 상황이 두렵다. 모든 것이, 상식마저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나는 표류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미친(?) 광고제에 도착한 다소 미친놈

벡스코에 도착하니 저 멀리 행사장이 보였다. ‘MAD STARS 2022’라는 다소 이상한 이름이다. 올해부터 부산국제광고제의 정식 명칭이 기존의 ‘AD STARS’에서 ‘MAD STARS’로 바뀌었다. 이유가 궁금했는데 집행위원장인 최환진 교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광고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Advertising과 Digital의 조합인 AD에서 앞에 Marketing을 붙여 ‘MAD’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2007년 미국드라마인 MAD MEN을 인용해 설명해주셨는데 본 적이 없어 바로 알아듣지는 못했다.

행사장에 들어가니 벽면에 수상작, 후보작이 걸려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부산까지 왔는데, 막상 도착해 생각해보니 대홍기획의 작품도 2개나 본상 후보에 오른 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수상하지 않았을까?’ ‘지난달에 보낸 보드는 잘 도착했나?’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1층에서 급히 등록을 하고 살짝 미친놈처럼 1, 2층을 돌아다녔다. 다행히 보드는 잘 도착해 예쁘게 전시돼 있었고 불행히도 수상은 못했다. 그래도 먼 타지에 회사 작품이 번듯하게 전시된걸 보니 나름 뿌듯함을 느꼈다.

 

 

Shared Problem, Touching, New-Tech

2박 3일 동안 수많은 세션이 진행됐다. 총 45개의 세션에는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부터, GoodAdvertising의 토마스 콜스터, 피식대학의 정재형까지 대단한 분들이 참여했다. 대홍기획의 노윤주 팀장님도 한 세션을 맡아주셨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분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다니 새삼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부산국제광고제 오픈 콘퍼런스 연사 12인 / 출처 @ madstars

 

수많은 세션 중에서 역시나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심사위원장들의 대화였다. 많은 광고제에 무수한 작품을 출품했지만 사실 광고제의 심사위원들이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하고, 상을 받는 작품이 가진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분을 위해 세션을 간략하게 전달한다.

 

 

심사위원장의 대화 세션은 집행위원 4명 중 3명이 자신이 가장 좋았던 작품을 소개하면서 이 작품들이 2022 부산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집행위원인 Ashwini Deshpande가 소개한 작품은 인도에서 제작된 광고인 Krafton사의 BattleGround Mobile에서 진행한 ‘Game Resoponsibly’라는 작품이었다.

 

 

주접떨고 싶지 않기에 확실히 못 박자면, 나는 광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야구단에서 근무한다고 모두가 야구선수는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소비자로서의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이 작품은 설명이나 배경을 따로 듣지 않아도 바로 이해됐고 재미도 있다. Ashwini는 이 작품의 수상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어린 친구들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 모두가 그 문제를 고민하지만 게임회사가 직접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테크(OTP)를 선보이고 재미를 더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한 것이 참신했다.”

 

두 번째로 Chris Duffey가 소개한 작품은 Garvan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의 ‘Disease Dilemmas’다. 감상한 후 가장 여운이 남았던 작품이다. 기부를 하는 본질에는 ‘착한 사람’이 있는데 요즘은 기부마저도 경쟁을 부추기는 느낌이 있다. 마치 ‘잘난 착한 사람’을 선발하려는 듯 말이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기부로 모두를 도울 수 있다’는 심플한 메시지가 확 와닿았다.

 

 

마지막은 Charu Menon이 소개했다. 올해 그랑프리를 받은 두 작품 중 하나인 ‘Unfiltered History Tour’로 부산국제광고제뿐 아니라 칸느에서도 수상을 했다. 그럴만한 작품이다. Charu Menon은 이 작품이 매우 도발적이고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는 정서적인 측면을 다뤘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AR, 모바일앱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쉽고도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한 점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심사위원장인 Alan은 앞선 3명의 의견에 덧붙여 “현재는 환경, 전쟁, 코로나 등 전 세계가 공유한 문제가 많다. 다수의 작품이 이를 다뤘지만 감정적인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방식과 기술을 이용해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낸 작품들이 Winner가 됐다”라고 전했다. 그의 말과 앞서 소개된 작품에서 유추해보면 공유된 문제(Shared problem), 감정적인 메시지(Touching), 새로운 기술(New-Tech) 이 3가지가 2022년도 부산국제광고제의 심사 키워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세션이 많았다. 자신들의 언리얼 엔진을 실컷 뽐내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광고제작 환경’을 만들겠다고 해 한눈에 반하게 한 에픽게임즈가 기억에 남고, AI Human을 통해 키오스크, 앱, 웹 화면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해 광고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 MINDs LAB도 아주 흥미로웠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크리에이티브한 순간

 

지금보다 빠르게 우리의 현실이 변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가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순간.”

 

집행위원 Alan이 심사총평 중 한 말이다. 쓴웃음이 나왔다. 그동안 일하며 봐왔던 것들 그리고 부산에서 본 모든 것이 저 한 문장이었음에도 그걸 누가 꼭 짚어서 말해줘야만 알아채는 게 허탈했다. 이 크리에이티브한 순간에 상식이라니... 처음에는 이 말에 정말 공감했다고 글을 썼다. 그러다 아무래도 이렇게 대단한 말에 공감했다고 쓰는 건 자기기만인 듯해 수정했다. 나는 이 말을 추앙하기로 했다. 적당하다. 더 이상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사라지는 상식을 아쉬워하고 두려워하지 않겠다.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하겠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크리에이티브한 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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