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말고, 버리는 데 쓰세요
탄생, 대홍기획 주니어 TF팀
지난해 3월, 사내에 주니어 직원으로만 구성된 TF팀이 결성됐다. 미션은 광고인의 재능으로 소셜 이슈 해결에 기여하자는 것. 주제는 자유. 광고주도, 타깃도, 어떤 매체의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지도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엇을 하든 선택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었다. 게다가 그 동안 팀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건, 늘 팀장님이나 시니어 선배들이었는데,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팀원들을 데리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려 하니 솔직히 좀 어색하고 부담도 있었다.
문제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문제
TF 활동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제 선정. 즉 문제점 찾기였다. 솔루션에 해당하는 크리에이티브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이슈를 문제점으로 설정할 것인가도 시작부터 남달라 보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기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우리끼리 정한 주제 선정 기준은 이랬다. 이미 대중에게 많이 공론화됐거나 누구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뻔한 이슈는 피할 것. 비록 사소해 보이는 작은 문제일지라도 사람들이 공감하고 흥미를 가질만한 독특한 문제를 찾을 것. 마지막으로, 문제의 내용이 두루뭉술하지 않고 구체적일 것. 우리는 이 세 가지 가이드를 가지고, 광고주 브랜드부터 국내외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곳에서 문제 제기 포인트들을 찾기 시작했고,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뒤로 몇 번의 회의와 투표, 피드백 끝에 결정된 우리의 광고 주제는 바로 ‘어떻게 하면, 1회용 세탁비닐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걸 막을 수 있을까?’였다.
세탁업계의 특공대를 만나다
세탁소에서 깨끗해진 옷을 받아 다시 집까지 들고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분. 세탁비닐은 이 짧은 시간 옷을 보호하고는 곧바로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고 있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오는 세탁비닐이 매년 4억장, 무려 1만톤 가량 가정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다니 이것은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 없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 되었을 무렵, 우리는 이 문제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제로 집행해 나갈 광고주가 필요했다. 세탁업 광고주를 접촉하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에 <세탁특공대>라는 젊고 스마트한 O2O 기반 세탁 대행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다.
<세탁특공대>는 기존의 대형 세탁소 프랜차이즈들과는 달랐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세탁을 맡기고 받는 시스템도 그렇지만, “그 옷 내려놔. 빨래는 내가 해.” 라는 브랜드 슬로건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털털함도 그랬다. 스타트업이라서 그런지 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고, 세탁비닐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첫 미팅 자리에서 흔쾌히 함께 해보자는 답을 주었다.
세탁비닐을 재활용봉투로, 1회용을 2회용으로
이러나 저러나 1회용 세탁비닐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1회용 세탁비닐의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탁물 보호용 커버에 대한 니즈는 세탁소 사장님과 고객 양쪽 모두에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재사용 가능한 부직포로 재질을 변경하는 것도 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막고 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세탁비닐 사용을 유지하면서도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쪽으로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 몇 번의 회의가 더 진행되면서 아이디어의 방향은 세탁비닐을 새로운 용도로 다시 한번 쓰게 하는 쪽으로 좁혀졌고, 그에 딱 맞는 새로운 용도의 사용처도 찾아 낼 수 있었다.
흔히 주택가에서 일반 쓰레기를 버릴 때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깔끔하게 배출하지만 병, 캔, 플라스틱 같은 재활용 쓰레기는 정해진 규격 봉투가 없어 엉망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 우리는 이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의미 없이 버려지는 세탁비닐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세탁비닐 아랫면에 묶어 버릴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있고, 재활용 봉투로 한 번 더 사용해달라는 카피 한 줄 달랑 적힌 게 전부인, 별거 아니지만 세상에 없던 <2회용 세탁비닐>은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역시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
아이디어는 나왔다. 이제는 실행에 옮겨야 했다. 평소 같았으면 TVC 제작 과정대로 프로덕션과 미팅을 하고 촬영, 편집, 녹음, 시사, 온에어의 순서에 따라 익숙하게 움직였을텐데 많은 것이 달랐다. 캠페인 로고, 스티커, 포스터, 소개 영상 같은 기본 제작물은 물론, 손잡이가 달린 세탁비닐을 제작할 수 있는 공장 찾기부터, 캠페인을 진행할 세탁소 수소문, 언론 홍보, 광고 효과 측정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해야 했다.
팀 인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이었고, 정말 많은 대홍 가족분들의 도움과 배려, 격려가 있었기에 캠페인은 무사히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이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믿어주시고 도움을 주신 수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창훈 CⓔM / 컨텐츠 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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