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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d-Issue

달라진 잘파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소비

 

글 박진호 / 뷰티 마케터. 10여 년 간 다수의 뷰티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뷰티 전문 마케팅 회사 ‘뷰스컴퍼니’를 운영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소비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주요 소비층이라고 여겨지던 MZ세대를 비롯해 더 어린 알파세대까지, 브랜드는 청소년, 어린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영입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뷰티 시장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던 이들은 틴앤트윈(Teen&Tween) 세대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틴 세대는 13~19세 사이의 청소년을, 트윈 세대는 8~12세 사이의 어린이를 뜻한다. 무엇보다 이들의 소비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 속에서 이들 세대는 새로운 방식으로 뷰티 시장을 경험하고 소비하고 있다.

 

타깃의 확장과 세분화되는 시장

요즘 뷰티 업계에 새로운 고객층으로 등장한 청소년 세대. 이들은 틱톡, 릴스, 쇼츠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뷰티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 결정을 내린다. 주로 소비되는 콘텐츠는 빠르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색조 화장품이다. 기초 제품은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색조 제품은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더 큰 반응을 얻는다. 특히 틴앤트윈 세대는 가격과 접근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색조 제품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제품을 시도하며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이소 뷰티는 이러한 트렌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렴한 가격에 색조 제품을 다양하게 제공하면서 특히 청소년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초 손앤박 제품인 컬러밤이 다이소에 입점된 후 2주 만에 30만 개가 완판되며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이는 유튜브 쇼츠에서 고가 명품 브랜드 제품과 손앤박 제품을 비교한 콘텐츠가 확산되며 “3천원짜리도 충분히 쓸만하다”는 평가가 퍼져 저렴한 가격에도 높은 품질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10~20대 뷰티 비기너를 위한 정샘물뷰티의 세컨 브랜드 비긴스, 잘파세대를 타깃으로 다이소에 입점한 미모바이마몽드 / 출처 @jsmbeauty.com, apgroup.com

 

 

기존의 뷰티 브랜드에서 젊은 층을 겨냥한 세컨드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정샘물뷰티에서 런칭한 ‘비긴스’는 10~20대 뷰티 초보자를 위한 기초 및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며, 아모레퍼시픽의 ‘미모바이마몽드’는 잘파세대의 피부 고민에 맞춘 클린뷰티 제품을 내세우며 다이소에 입점해 가격 접근성을 높인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세컨드 브랜드들은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제품으로 젊은 층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하는 브랜드들

MZ와 틴앤트윈 세대가 가진 사고방식,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뷰티 산업의 전반적인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이 세대는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통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브랜드의 전략은 단순히 색조나 패키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 소셜미디어 바이럴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진행돼 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가수 부승관과의 영통 이벤트로 눈길을 끈 포레스트, 산리오와 콜라보해 헬로키티 50주년 립앤치크 제품을 출시한 어뮤즈 / 출처 @daily_teum, @amuse

 

단순히 제품의 성능만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가 지나고 소비자의 감성적, 경험적 만족을 높이기 위해 뷰티 업계는 가심비를 훔치기 위한 다양한 협업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스킨케어 브랜드 포레스트는 가수 부승관과 콜라보해 영통 이벤트를 개최했다. 제품 구매 후 추첨을 통해 부승관과 영상 통화를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감정적 연결을 제공하면서도 팬덤 문화를 적극 활용해 올리브영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부승관이라는 인기 연예인과의 콜라보를 통해 제품 자체가 ‘경험’으로 바뀌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SNS에 바이럴 돼 마케팅 효과를 가져왔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에서 만든 오드퍼퓸 / 출처 @musinsa_beauty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 도구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게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수동은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지로 CJ올리브영은 최근 성수역을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변경하는 역명병기 사업을 통해 핫플레이스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 또 무신사는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를 개최해 다양한 인디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소규모 브랜드 제품은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하거나 한정판을 발매해 희소성을 강조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소셜 바이럴 전략의 움직임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에서도 소셜미디어 바이럴을 중심으로 한 니치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Braye라는 뷰티 브랜드는 최근 립슬릭 제품을 군번줄 모양으로 기획해 큰 성공을 거뒀다.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특히 숏폼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해당 제품을 소개하며 바이럴 효과가 확대됐다. 이처럼 제품 자체가 콘텐츠화돼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되도록 기획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제품의 디자인, 패키징, 사용법 등이 숏폼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도록 기획되면서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제품력은 물론 그것을 어떻게 콘텐츠화하고 소비자에게 시각적으로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립 제품을 군번줄 모양으로 기획해 화제가 된 제품, 틱톡에서 챌린지형 캠페인을 진행해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VT 리들샷 / 출처 @braye.official, @vtcosmetics_global

 

K-뷰티 마케팅도 달라졌다. 과거에 K-뷰티가 중국 시장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틱톡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 변화는 해외 시장뿐 아니라 국내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VT 리들샷은 ‘No Pain, No Beauty’라는 슬로건으로 틱톡에서 챌린지형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 경험을 직접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글로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틱톡샵 또한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 틱톡샵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체험하고 즉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로 소비자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미녀, 스킨 1004와 같은 브랜드는 틱톡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후 다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재조명 받아 판매 성과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러한 역수출 현상은 K-뷰티의 숏폼 콘텐츠가 국경을 넘나들며 글로벌 성공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세대와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는 뷰티 시장. 글로벌과 국내를 넘나드는 성공 사례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는 요소는 무엇일지, 달라진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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