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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d-Issue

2025 D.라이프 시그널 트렌드 - 미래, 제 1막

 

글 데이터인사이트팀 강승혜 CⓔM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2025 D.라이프 시그널 리포트>를 발행했다. D.라이프 시그널은 대홍기획 데이터인사이트팀이 매년 연말 발행하는 연간 트렌드 리포트로, 데이터에 기반한 통찰과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 해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 변화의 시그널을 탐색한다. 특히 소비 심리와 비즈니스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데이터와 분석 프레임에 기반한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D.라이프 시그널의 분석 프레임워크 – 펜타프리즘 5+2 크라이시스 팩터

단순히 올해 유행했던 것을 모아보는 것은 트렌드 전망의 의미가 적다. 물론 광고대행사는 사람들의 관심과 화제가 쏠리는 지점에 대해 전술적인 차원에서 추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비와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시그널을 발굴한다는 건 좀 다른 얘기다.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의 근원적 변화가 감지되는 현상,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의 씨앗이 되고 발전의 조짐이 보이는 현상, 그리고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개별 현상을 이어보다 보면 그 저변을 관통하는 맥락이 잡히는 현상, D.라이프 시그널이 주력하는 건 그런 지점이다. 그래서 라이프 시그널 리포트를 보면 올해 화제를 모았던 흥미로운 현상들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파편처럼 보이던 그 현상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맥락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것이다.

 

 

D.라이프 시그널 리포트에서는 소비와 비즈니스에 초점을 둔 체계적 트렌드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고안한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한다. 사람들이 어디에 돈을 쓰고 또 쓰지 않는지(경제감각), 무엇에 끌리고 갖고 싶어 하는지(선호형성), 사람들이 자기 자신 혹은 주변과 어떤 관계를 맺고자 하는지(관계운용),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사고 있는지(구매방식), 신기술을 어떻게 얼마나 수용하는지(기술수용) 등 5개의 차원, 대홍기획이 고안한 PENTAPRISM™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에 더해 2개의 위기요인이라는 프레임을 추가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 변화라는 양대 위기 요인은 더 이상 간과하기 어렵다. 이 양대 위기는 근본적으로 사회 구조와 생활을 바꿔버릴 뿐 아니라, 이제는 실질적인 위기로 일상에 체감이 될 정도로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프 시그널에서도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트렌드 분석 프레임 PENTAPRISM™ 5개 차원에 인구구조 변화, 기후 변화라는 2개의 위기 요인(Crisis factor)을 더해 5 + 2의 7개 라이프 시그널 키워드를 제시했다.

 

D.라이프 시그널 프레임워크

 

D.라이프 시그널 키워드 7

올해 라이프 시그널 리포트에는 부제목을 붙였다. 올해의 부제는 ‘The Future, Act 1’, ‘미래, 제 1막’으로 가장 고심했던 부분 중 하나다. 최근 몇 년간 팬데믹의 충격과 기술의 발전, 이에 따른 산업 구조 재편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움직임 등 숨가쁜 변화를 겪어오는 와중에 기업과 브랜드는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한 변화와 실험을 계속해 왔다. 전에 없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저성장이 만성이 된 시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초래한 문제들,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이상 기후 등 갖은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의 경제 감각, 소비 관념, 구매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우리는 올 한 해 사람들의 생활과 소비, 기업의 도전과 대응을 지켜보면서 이제까지의 변화와 분투의 결과들이 새로운 세상의 구조와 룰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전과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시대, 같은 방법으로는 이전과 같은 성공이나 수익을 결코 거둘 수 없는 이전과 다른 세상, ‘미래, 제 1막’이 열리고 있다는 직감이다.

 

D.라이프 시그널 키워드 7

 

특히 사람들의 경제적인 감각, 경제관 측면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 단순히 경제 불황에 불확실성이 크니 지금은 소비를 줄인다거나 경제가 활황이 되면 다시 소비를 늘릴 것이라든가 소비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파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얘기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기술 발전으로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니 소득을 얻는 방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직업관의 변화를 초래한다. 불황이 오더라도 홀로 호황이던 명품 등 럭셔리 기업들마저 이전과 사뭇 다른 위기를 느낀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근본적으로 돈을 버는 방식은 물론 돈을 쓰는 방식마저 변한다는 얘기다. (① 피벗의 시대)

한편 올해 러닝, 뜨개, 필사, 독서에 버닝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난 것이 화제였는데, 그 기저에는 남과 경쟁하거나 비교하는 일 없이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몰입하는 시간에 대한 갈망이 보인다. 어쩌면 뜻대로 되는 게 많지 않은 세상이다. 현란한 콘텐츠는 도파민 터지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공허한 피폐함을 느끼게도 한다. 결국 각자 원하는 대로 실패할 일 없이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향에 집중하며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에 몰입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추구미, 원영적 사고 역시 가만히 생각해보면 각자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간섭할 필요도 없고 그저 서로 존중하고 또한 존중받기를 바라는 심리가 기저에 흐르고 있다. 즉,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와 각자의 방향에 집중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② 각자의 속도)

 

 

더불어 앞으로는 특정 세대만이 아니라 세대 간의 교차 케미에 주목하기를 권한다. X세대로부터 시작된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관념은 권위가 소멸하고 한층 친밀하며 같은 문화적 토양을 공유해 서로 공명하기 쉬운 ‘X부모-Z자녀’의 ‘크로스 제너레이션’ 케미를 탄생시켰다. 자녀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경험의 지평을 넓혀주는 것을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밀레니얼 부모-알파 자녀’ 케미도 못지않다. 맞벌이 부부를 위해 손주 양육에 나선 조부모들과 손자녀 간의 케미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미 일부 패션, 유통, 서비스 업종에서는 이런 세대 교차 케미에 초점을 둔 상품이나 서비스 제안이 눈에 띈다. 향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크로스-젠 소비)

그 밖에도 이커머스가 강자 중심으로 수렴하는 가운데, 집객이 지상목표가 된 오프라인 리테일이 계속해서 업태와 상품 구색으로 실험을 반복하고 있으며(④ 리테일 실험) AI, 로봇 등 신기술의 도입을 넘어서 이미 진짜와 가상 세계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세대에게는 도리어 인간적 터치, 아날로그적인 것이 멋진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도 눈여겨볼 만하다. (⑤ 디지털 딜레마) 한편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1~2인 가구 증가는 3~4인 가구를 전제로 하는 아파트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⑥ 트랜스 하우징), 기후 변화가 이미 목전에 다가온 위기로 체감되는 상황에서 당장 식탁이 변하고 패션이 달라지고 있다는(⑦ 기후 모멘텀)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다시 한번 올해의 부제를 음미해 보길 권한다. ‘미래, 제 1막’,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이전과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세상의 제 1막이 열리고 있으니 관성과 타성은 지양하고 기득권은 내려놓고 지금 필요한 행동을 기꺼이 실천했으면 한다. 기업도, 브랜드도, 개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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