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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AD Note

[AD KEYWORD] 따뜻한 손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CSR

 

만화 <개구리 왕눈이> 속, 연못 깊은 곳에서 투투에게 갑질하던 메기 악당을 기억하는가? 메기는 위압적인 큰 덩치를 무기 삼아 압박과 위협을 일삼았다. 이처럼 갑질은 갑자기 튀어나온 신조어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쉬쉬해왔던 미성숙 문화, 촌스러운 관례 중 하나였다. 권선징악 사회적 분위기가 드디어 조성되면서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알게 모르게 우리와 촘촘하게 이어진 연결고리 속에서 기업은 살아 숨 쉰다. 기업은 우리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에 따라 걸맞은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이란 비단 경제적 환원만을 뜻하지 않는다. 취약층, 관계자 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리고 어루만져 주어야한다. 사람들 마음에 울림을 준 CSR 캠페인은 결코 많은 비용만을 쏟아부은 것이 아니다.

 

 

 

 

 

Back Home Screens Find Missing

 

지금 이 시간에도 ‘실종된 ㅇㅇㅇ을 찾습니다’가 적힌 현수막은 어딘가에서 혼자 외롭게 펄럭이고 있다. 실종. 사랑하는 사람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아픔은 감히 가늠할 수 있을까?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간절함에 비해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중국에서는 매년 2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실종되지만 오직 0.1% 아이들만이 다시 발견된다.

 

 

▲ OPPO - Back Home Screens, Find Missing Children (출처: AD STARS 유튜브)

 

 

중국의 거대 스마트폰 기업 OPPO은 실종된 아동을 찾기 위한 가족의 간절함에 주목해 ‘Back Home Screens Find Missing’ 캠페인을 펼쳤다. OPPO는 이제껏 광고에서 스마트폰을 더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을 스크린으로 차용했다. 오직 데커레이션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Back Home Screens’ 캠페인을 통해 이 ‘예쁜’ 디자인의 스크린을 기부하여, 실종 아이들의 정보를 노출하였다. 아동의 날, 중국 전역에 설치된 OOH와 매장 디스플레이 등 수많은 스크린 미디어에 실종 아이들 얼굴이 도배 되었다. 그 어떤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보다 위대한 힘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수많은 스마트폰 광고에서 ‘예쁜’디자인 대신 실종아동을 볼 수 있었다. 추가로 QR코드를 통해 자신의 스크린도 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캠페인의 위대한 점은, 어떤 추가적인 예산 없이도 오직 심미성만 추구하던 스크린을 실종아동 부모들의 간절함을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로 백분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 한 것이다.

 

 

 

 

You're Accepted

 

전 세계적으로 LGBT(Lesbian,Gay, Bisexual, Transgender)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적 분위기는 예전보다 덜 위압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아직도 당사자들은 비 LGBT보다 성 정체성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우물쭈물. 망설임. 두려움. 뭐 이러한 것들로 형성된 투명한 보호막 속에 자신을 가둔다. 그 보호막을 아직 뚫고 나오지 못하는 건, LGBT라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이들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커밍아웃 했을 때, 과연 나를 ‘나’로만 알던 지인들이 ‘LGBT인 나’도 받아줄까?

 

 

▲ You're Accepted (출처: AD STARS 유튜브)

 

 

보호막을 뚫고 나오지 못해 스스로 마음의 고립을 선택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CSR캠페인 ‘You ‘re Accepted’ 를 소개한다. ‘You’re Accepted’는 페이스북 기반의 캠페인으로, 나와 연결된 지인들의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활용하여 익명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없는 이 익명의 메시지는 “당신의 주변 사람이 LGBT라면 지지하고 믿어줄 것인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회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인이 어떻게 생각할지 리스크 없이 지지와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위험 감수 없이는 알 수 없었던 커밍아웃보다 훨씬 안전하다.

 



이것은 그들에게 단순한 익명 메시지가 아닐 것이다. 성소수자인 이유 하나로 비난받을지도 모르는 위험과 두려움에서 구해준 구명조끼이며, 보호막을 뚫고 사회라는 정글에 용기 있는 발 한 자국을 내딛게 해준 디딤돌이다. ‘You’re Accepted’ 메시지는 백만 건 이상 퍼져 나갔으며, 호주의 LGBT 약 67%가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그들에게 보호막을 뚫고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Girl in the Mask

 

아침이면 비 소식보다 먼지 소식에 더 촉각을 세운다. 그래서일까? 마스크를 쓰는 것이 더 이상 유난떨 일이 아닌 요즘이다. 스모그가 심한 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에 착안하여, 반전 코드를 통해 소수계층의 아픔을 어루만져 준 CSR 캠페인 ‘Girl in the Mask’를 소개한다.

 

 

▲ Girl in the Mask (출처: AD STARS 유튜브)

 

 

잠에서 일어난 소녀가 설레는 마음으로 창문을 여는 것으로 영상은 시작된다. 창문 밖은 스모그 때문에 세상이 온통 뿌옇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뿌연 날씨를 보고, 실망 대신 발을 동동거리며 기뻐한다. 빨리 나가고 싶어 하는 소녀는 밥도 맛있게 먹고, 엄마가 마스크를 씌워주자 들뜬 발걸음을 숨기지 못한다. 스모그를 피해 집에 숨어있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뿌연 안갯속으로 소녀는 신이 난 발걸음으로 동네를 뛰어다닌다. 버스에서 일어나 만세를 하거나, 경찰 아저씨 옆에서 모션을 흉내 내고 모두가 마스크를 쓴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행동을 주저 없이 한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소녀는 결국 집으로 들어가자는 엄마의 손을 뿌리치기까지 한다. 도대체 무슨 영문일까? 이 뿌연 날씨, 답답한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스모그 속이 왜 좋은 걸까? 영상은 집으로 돌아온 소녀가 마스크를 벗자, 마스크 속에 숨겨졌던 구순구개열이 보이며 ‘아…’하고 뒤통수를 친다.

 



구순구개열은 입술, 잇몸, 입천장이 갈라지는 기형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구순구개열을 가진 아이들이 20분에 한 명씩 태어난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는 날, 소녀는 다른 사람과 같아 보이는 그 기쁨을 참을 수 없던 것이다. 이 영상은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의 바라보는 시선과, 마스크 속 웃음을 되찾아주기 위해 관심과 기부를 유도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하루 2만 건이 넘는 기부가 일어났다고 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뿌연 안개처럼 흐려지길 바란다.

 

 

 

노다혜 CⓔM / 디지털캠페인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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