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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Play

출발! OTT 여행

<대홍인의 사생활>은 대홍 크리에이터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진 에세이 코너입니다.

 

 

업무상 봐야 했던 걸 제외하면 영화관에서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은 2019년 10월 개봉한 <조커>다(feat. CORONA). 그로부터 영화관을 못 간지 벌써 1년. 하지만 시청한 영상 컨텐츠의 양은 오히려 늘었다. 밥을 먹든 청소를 하든 영상을 재생해놔야 하는 습관도 한몫했지만, 1등 공신은 집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다. 현재 구독하는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까지 무려 4개. 아직 극장에 가기 망설여지는 이들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오늘 저녁 당장 관람할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 4편을 추천한다(선택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

 


 

이터널 선샤인

출처 네이버 영화

감독: 미셸 공드리

주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제공: 왓챠

줄거리: 사랑이 식어 이별한 남자가 기억을 지워주는 전문가를 찾아가 옛 연인의 기억을 지운다. 하지만 막상 기억이 지워질수록 사랑의 불씨가 되살아나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누군가 나에게 ‘인생 영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항상 <이터널 선샤인>이라 대답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미친 상상력과 연출력, 짐 캐리의 진지한 감정 연기 등 추천할 이유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빛나는 이유는 ‘힘들고 아픈 감정을 빨리 잊어버리려고만 하는 우리에게 과연 망각만이 해결책인가?’라고 되묻게 만드는 작가 찰리 카우프만의 시선이 아닐까.

 

멜로가 체질

출처 JTBC 홈페이지

연출: 이병헌

주연: 천우희, 안재홍

제공: 넷플릭스, TVING

줄거리: 각자의 일과 연애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서로 의지하는 서른 살 동갑내기 친구 셋. 이들은 복잡한 현실과 관계에 치이면서도 아직 천진난만한 꿈을 꾸며 성장해 간다.

지난해 여름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최고 시청률은 1.8%. 기대보단 낮은 시청률이었지만 종영 이후 재조명을 받으며 OTT 서비스에서 롱런하고 있다. 광고주에게는 절대 추천할 수 없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방영 당시 광고주를 제외한 모두에게 추천했다. 특히 나도 모르는 사이 20대가 끝나 버리고 특별한 준비 없이 30대가 되었거나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등장인물들의 내레이션을 귀담아들으며 위로받길 바란다.

 

김씨 표류기

출처 네이버 영화

감독: 이해준

주연: 정재영, 정려원

제공: 왓챠

줄거리: 삶을 포기하려 한강에 몸을 던졌지만 밤섬으로 쓸려 들어가 힘겹게 살아가는 한 남자. 그를 집에서 관찰하던 여자는 남자를 돕기 위해 오랜 은둔생활을 끝내고 드디어 밖으로 나선다.

혼자만의 시간이 더 편안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외부 자극에 무척 예민하다. 이런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바로 <김씨 표류기>다. 누군가에게는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는 먹방 영화’ 혹은 ‘포스터가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려 망한 영화’로 기억될지 모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동굴에 갇혀있을 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훌륭한 영양제 같은 영화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출처 네이버 영화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

주연: 하마츠 타카유키, 아키야마 유즈키

제공: 넷플릭스

줄거리: 좀비 영화 촬영현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 사람들을 공격한다. 모두가 혼란한 틈에도 감독은 더욱 생생해진 현장을 담으려 카메라를 들고 필사적으로 촬영에 임한다.

앞서 소개한 작품들이 너무 감성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한 편 추천한다. 다만,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준비물이 하나 있다. 바로 ‘참을성’. 반전이 이 영화의 키포인트라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개연성 없이 지저분하게 흘러가는 첫 30분 정도만 참아낼 수 있다면 영화가 끝난 후에는 분명 찬사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됐기에 앞으로도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무궁무진하게 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영화는 직관이 제 맛 아니겠는가. 티켓과 달짝지근한 팝콘을 양손에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며, 오늘 퇴근 후에도 넷플릭스에 접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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