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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GING/d-Issue

[THE ISSUE 2]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 데이터 헤게모니에 대한 고민

 

아마존의 치열한 공세에도 살아 남은 패션 쇼핑몰 이야기

 

2003년 실리콘 밸리에서 패션 문외한이었던 두명의 엔지니어는 리볼브 (Revolve)라는 패션 전문 쇼핑몰을 설립했다. 리볼브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매출이 25%씩 성장했으며,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50% 성장했다. 리볼브의 2017년 매출은 1조 2천억 원으로 독립 패션쇼핑몰 Top 5 자리를 차지했으며, 현재 500개가 넘는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의 매출 점유율이 5% 미만이다. 한 개의 제공사가 전체 물량의 6%를 넘지 않도록 공급선을 다각화 했다. 패션은 매스 마켓이라는 콘셉트를 버리고 철저하게 개인화 마케팅을 추진한 결과였다. 패션을 전혀 몰랐던 두 CEO는 오직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 분석에 집중했고 그들만의 시장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패션몰의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장 큰 지출은 신규 소비자 확보와 반품 비용이라고 한다. 리볼브의 반품 후 매출 수익율은 52%이다. 2명의 소비자가 50불짜리 제품 2개를 구매하면 매출이 100불이고 이후 1명이 구매제품을 반품할 경우 매출이 50% 감소한다. 이 경우 반품 후 매출 수익율은 50%이다. 일반적인 패션 리테일 온라인 숍의 반품 후 수익율은 15% ~ 30%인데, 정교한 개인화 추천 시스템으로 인해 리볼브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더 높은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다.

리볼브가 신규 소비자를 확보하는 비용은 약 30달러이다. 하지만 3년 후 평균 소비자 가치는 4.7배인 143불이다. 리볼브는 첫 주문 이후 고객의 최대 잠재구매력을 이끌어내는 성향 분석과 제품 추천 시스템으로 업계 최고의 LTV(고객 생애 가치)를 달성하고 있다.

 

 

 

 

 

 

고객의 행동과 성향을 이해하는 기업의 성공

 

리볼브는 아마존과 경쟁하지만 동일한 성장 공식(연료)을 사용하고 있다. 철저한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구조이다. 요즘 고속으로 성장하는 마켓컬리, 쿠팡, 지그재그 등은 비대면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시작하여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 정책, 협력사, 재고, 기업 리소스를 관리하는 혁신 기업들이다. 고객 데이터에 대한 헤게모니 전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가 된다. 수많은 접점에서 고객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대기업, 대형 플랫폼사가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글이나 아마존은 미국 국세청(IRS) 보다도 고객의 정확한 소득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 방대한 고객 행동 데이터를 보유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미국내 Top 5 광고 회사라는 것 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KT, SKT, CJ E&M 등 대기업의 광고 산업 진출 시도가 여럿 있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데이터 혁신을 원하는 기업의 Unmet Needs

 

모두가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라고 외치고 있지만 아직 수많은 기업들은 데 이터를 수집, 저장하는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100인 이상 기업의 7.5%만이 빅데이터 분석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인력과 인프라를 전통 기업이 직접 구축하고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도전이다. 첫번째로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 한국데이터산업진 흥원 2018년 데이터산업백서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인력은 수요대비 37%가 부족하고 데이터 엔지니어도 수요대비 20%가 부족하다. 2000년 초부터 국내에도 성과형 디지털마케팅 분석 시장이 성장하면서 마케팅 퍼포먼스와 최적화 및 목표(KPI) 달성을 위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활용하는 업무환경이 갖추어졌다. 통상 우리가 사용하는 구글 애널리틱스 또는 Tune, Adbrix와 같은 분석 도구가 동일한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다양한 매체의 성과 기여 도를 배분하고, 웹사이트 진단을 통해 매체의 효율을 분석하는 것으로는 고 객을 세부적으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기존 매체 성과 분석툴은 아래와 같은 마케팅 난제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

이와 같은 마케팅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고급 통계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사업 전략)를 도출할 수 있는 분석은 별도의 데이터 분석 인프라와 분석 인력의 내재화를 필요로 한다. 데이터 분석 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기존 굴뚝 기업들에게는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다. 또한 우수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규모와 경험을 쌓기에는 초기 투자 비용 대비 확실한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다.

 

고급 통계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낮은 진입비용으로 제공

 

100명 이내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갖추기 어 렵다. 데이터 분석 인력 2~3명 고용하고 데이터 엔지니어 3~4명 정도의 팀 을 갖추고 리더급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불어 데이터 분석을 위한 솔루션 비용을 포함하여 투자 대비 ROI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내 부 의사결정을 받아내야 한다. 일반적인 마케팅 기업 또는 광고주 조직은 데 이터 분석/엔지니어가 마케팅 부서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다음 분기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바쁘기 때문에 1~2년이 소요되는 데이터 마케팅 인 프라에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반면에 여러 광고주나 기업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 인프라 스케일을 확보하기 비교적 쉬운 기업의 경 우 데이터 헤게모니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일단 시작을 위 해서는 기본적인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 조직을 양성 하여 빠른 혁신을 달성해야 한다. 데이터 솔루션과 인력을 광고주보다 규모 있게 키우고 역량을 쌓는 것이 개별기업이 각각 팀을 구성하는 것보다 효율적 일 것이다. 적절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매력적인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솔루 션 컴퍼니’라는 키워드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광고 대행사에게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광고대행사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하고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가장 잘 해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고객의 행동 데이터이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고객들은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고자 할 것이다. 광고주는 직접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운영하면서 비대면(디지털) 유통 채널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는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의 행동을 관측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누적 사용자가 100만명이 넘어서는 마카롱 카메라앱은 고객 재방문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파악했는데 머신러닝과 회귀분석을 통해 갤러리 앱에서 광고 노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그리고 카메라 촬영 기능으로 바로 가는 기능 설정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갤러 리 앱의 광고노출을 제한하고, 촬영 바로가기 기능 설정을 제공하여 재방문 율 수치를 30% 이상 개선하였다.

 

마케팅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두뇌가 필요

 

상위 레벨의 고객 행동 데이터 분석은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있음에도 기존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과 성과형 대행사는 매체 성과 측정 중심의 데이터 분석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 종합광고대행사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담당하는 브레인 역할을 사수해야 한다. 상위 레벨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광고 포퍼먼스를 혁신하는 마케팅 인텔리전스를 제공해야 한다. 광고대행사에게 가장 중요한 분석 대상은 고객 데이터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이해하는 솔루션은 일반적으로 소비자 패널, 설문조사, FGI 등으로 이미 존재해왔다. 이조차도 광고주가 주도적으로 수행하지만 해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도출하는 일은 종합광고대행사의 몫이다. 설문 데이터 수집과 정제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소비자의 답변과 실제 행동과의 괴리가 존재하는 약점이 있다. 디지 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행동 데이터를 1초 단위로 관찰하면서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게 되었다. 방대한 양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데이터 솔루션은 광고대행사의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Quick Innovation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큰 물결도 작은 시작, 작은 시도에서부터 시작된다. 데이터 드리븐 캠페인은 실행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먼저 부딪혀야 한다. 직접 디지털 혁신가로 변화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고객에게 디지털 혁신을 제안할 수 있을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희망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잠재 고객이다. 스마트한 시도를 통해 의미 있는 경험과 사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차별화가 가능한 지금의 상태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움직이고 데이터 드리븐 캠페인을 검토할 때 최초 상기되는 대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

김찬웅 / ㈜텐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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