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정확한 뜻은 모르더라도 대략 어떤 느낌인지 짐작은 갈 것이다. 세 달 전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표방하는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했다. 성수점을 시작으로 삼청점, 강남점까지 오픈하면서 지금도 매장에는 긴 줄이 서 있다.
블루보틀 한국 상륙 전후 소비자 반응
[블루보틀 소셜 버즈량 추이(2019.01 ~ 08)]
[블루보틀 연관어 TOP 20 5월 vs 8월]
블루보틀에 대한 관심은 반짝 유행일 거라는 항간의 이야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5월 초 1호점 오픈 시점으로 높아졌다가 6월 들어 1/3 수준으로 확 줄었다. (그림 1) 하지만 관심의 질은 변화하고 있음을 연관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오픈 초기 5월에는 일본, 미국, 여행, 인테리어, 콘센트, 와이파이와 같이 지역, 디자인, 외관 등의 외부적 요소와 기대감을 반영하는 연관 키워드가 많았던 반면, 8월에는 맛, 원두,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상당 언급되었다. 해당 키워드의 소비자 콘텐츠를 살펴보면 헤이즈밸리, 썸머브랜드원두 등 블루보틀의 블렌드/싱글오리진 원두를 평가한 이용자 콘텐츠들이 눈에 띄었다. 물론 ‘이 돈을 주고 사 먹기엔 아깝다’, ‘단순히 이미지를 마시는 것 같다'라는 블루보틀에 대한 평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커피 맛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고 새로운 커피 경험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8월 연관키워드에 웨이팅/게임이 오른 것은 매장에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면서 블루보틀 눈치게임, 줄 서기 게임 인스타그램 계정이 생겨나고 사람들이 장소 태그와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이 키워드에 대한 언급량이 늘어났다.
나만의 커피 취향 찾기 : 커피 맛에 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표현 증가
이처럼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점 늘어나면서 오로지 커피 맛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도 늘고 있다. 획일화된 커피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다양한 커피에 대한 경험의 니즈가 싹트기 시작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 스타벅스에 익숙하지만 새로운 커피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커피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커피 맛 vs 원두/향미/산미/단맛 소셜버즈량 비교 (17년 1H ~ 19년 1H)]
이는 커피 맛 버즈량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그림 3), 전반적으로 커피 맛에 대한 버즈량이 올 들어 부쩍 상승하였다. 추상적으로 표현되는 커피 맛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커피 맛 키워드 모두 지난해 대비 30% 증가했다.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냥 맛있는 커피로 표현되었던 것에서 그 원두가 가지고 있는 산미, 단맛, 밸런스, 향미에 대한 언급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표현들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커피 역시 취향이 반영되는 미식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뭔가 다른 퀄리티 커피’를 즐기고 싶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 증가
블루보틀은 스텀프타운 커피와 인텔리젠시아 커피에 이어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힌다.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 품질 평가 전문가들이 원두의 외관, 맛 등을 평가해 우수한 품질로 선정된 커피를 말하는데, 일반 커피에 비해 향과 산미 등이 풍부한 개성적인 커피이기 때문에 다른 원두와 블렌딩하면 오히려 스페셜티 커피만의 특성이 흐려진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원두와 섞지 않고 싱글 오리진으로 마시며, 향미가 날아가지 않도록 핸드드립으로 추출한다.
[핸드드립 vs 싱글오리진 vs 스폐셜티커피 소셜버즈량 추이 (17년 1H ~ 19년 1H)]
이처럼 작년부터 높아진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핸드드립, 싱글오리진과 같은 관련 키워드의 소셜 버즈량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4)
[스페셜티 커피 연관어 Top20 (19년 1H)]
또한, 스페셜티 커피 관련하여 카페, 맛집, 카페스타그램, 투어와 같은 키워드가 높게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색다른 커피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타일의 카페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접하고 있으며, 입소문이 난 스페셜티 커피 카페는 맛집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5)
또한 눈에 띄는 키워드가 바리스타인데, 스페셜티 커피는 원두 못지않게 바리스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리스타는 커피 맛을 조절하고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다. 커피 산지에서부터 시작된 커피의 긴 여정, 커피 체인의 마지막 지점이 바로 바리스타인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바리스타의 전문성과 개성이 발휘된 독특한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하고 소셜 상에서 자신만의 카페스타그램으로 공유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카페를 투어하며 그 카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의 스페셜티 커피 경험을 즐기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커피 시장의 변화
음식 평론가 조나단 골드에 따르면 1세대 인스턴트커피 시대를 지나 모임 등의 ‘공간 제공’을 중심으로 2세대 커머셜 커피가 대중화되며 지난 10년의 커피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본질적인 ‘커피 맛’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제 3의 물결’로 커피 소비문화가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커머셜 커피: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품질로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한국 커피 시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먼저, 해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은 한국 진출 움직임이다. 홍콩에서 시작돼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 프랑스의 블루보틀로 불리며 일본에도 여러 개 매장을 낸 ‘쿠튐’, 미국의 ‘인텔리젠시아 커피’가 한국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새로운 커피 맛을 제안 경험 설계의 움직임을 보인다. 기존 매장의 수를 줄이고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퍼블릭 커핑 클래스를 오픈하여 소비자들과 함께 다양한 커피의 맛과 향을 음미하며, 소통하는 경험을 만들고 있다.
빅 데이터로 살펴본 스페셜티 커피는 한 잔의 커피, 그 이상의 특별함이었다. 기존 커피 제품, 프랜차이즈들과는 다른 커피를 제안하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그저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서 질 좋은 커피를 즐기는 미식가, 애호가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스페셜티 커피는 이제 사람들에게 하나의 스토리이자 경험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일상적으로 마시는 습관의 영역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커피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갖게끔 만들고, 취향의 문턱을 낮춰 커피 취향의 저변마저 넓히고 즐기는 다양한 경험의 영역으로, 그것이 앞으로의 커피 브랜드에게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_대홍기획 전략솔루션3팀 최문경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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