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에디토리얼팀
“류승룡 기모찌!” 한때 <오버워치> 유저들 사이를 휩쓸었던 전설의 대사가 10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오래된 밈을 과감하게 꺼내 들고, 그 이름의 주인공을 실제 모델로 섭외하고, 한 번 시작한 말장난은 질릴 때까지 밀어붙였다. 상상 속에 머물던 광고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어디까지 ‘오버’해야 했을까? 전략3팀 김종창 CⓔM, 콘텐츠 1 POOL 차연지 CⓔM, 콘텐츠6팀 이원정 CⓔM을 만나 유쾌한 결과물 뒤에 숨은 치열한 고민을 들어봤다.
Q. 이번 캠페인은 넥슨의 <오버워치> 국내 서비스 개시를 알리기 위해 제작됐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김종창 CⓔM 가장 큰 과제는 오랫동안 한국 유저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오버워치=블리자드’라는 인식에 ‘넥슨’이라는 이름을 연결하는 일이었습니다. 넥슨의 국내 서비스를 계기로 <오버워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치열한 국내 FPS 시장에서 다시 한번 반등할 기회를 만들어야 했죠. 이를 위해서는 과거 게임을 즐겼던 휴면 유저들의 복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넥슨과 오버워치의 만남’을 강력한 트리거로 삼아 한동안 게임을 떠나 있던 유저들의 마음에 다시 불을 지피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Q. 이런 과제를 실제 크리에이티브로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이원정 CⓔM 사실 저와 차연지 CⓔM은 <오버워치>를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예요. 그래서 한동안 게임을 떠나 있던 유저들을 다시 불러오려면 <오버워치>를 즐겼던 시절의 기억을 건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의 추억을 어떤 방식으로 환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유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돼온 밈에 주목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상징적인 밈이 바로 ‘류승룡 기모찌’였습니다. 이 한마디만으로도 당시를 단번에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캠페인의 소재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죠.
차연지 CⓔM 다만 밈의 재미에만 집중하면 이번 캠페인에서 꼭 전달해야 할 ‘넥슨의 오버워치 국내 서비스 개시’라는 메시지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어요. 그래서 또 다른 방향으로 고민한 아이디어가 ‘넥슨이 오버한다’였습니다. <오버워치>의 ‘오버’를 활용해 넥슨과 <오버워치>의 새로운 시작을 직관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앞으로 넥슨이 보여줄 서비스와 혜택까지 제대로 ‘오버’해보겠다는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카피였죠.
Q. ‘류승룡 기모찌’와 ‘넥슨이 오버한다’, 결이 다른 두 아이디어는 어떻게 하나로 연결됐나요?
김종창 CⓔM 처음에는 ‘류승룡 기모찌’를 활용한 안과 ‘넥슨이 오버한다’는 안을 각각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광고주께서 두 아이디어 모두 마음에 든다며 하나로 합쳐보자는 의견을 주셨죠. 그렇게 ‘넥슨이 오버한다’는 큰 콘셉트 안에 ‘류승룡 기모찌’의 재미를 녹이면서 지금의 캠페인으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차연지 CⓔM 사실 ‘류승룡 기모찌’는 워낙 유명한 밈이라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이 있지만, 그만큼 부담도 컸어요. 모두가 아는 소재인 만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광고주께서도 평소 이 밈을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던 중 저희가 아이디어를 제안하니 굉장히 반가워하셨죠. 특히 국내 유저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밈인 만큼 한국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아이디어로 잘 살려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Q. ‘류승룡 기모찌’를 실제 광고로 구현하려면 결국 류승룡 배우가 필요했을 텐데요. 처음부터 캐스팅까지 염두에 둔 아이디어였나요?
이원정 CⓔM ‘류승룡 기모찌’를 제대로 살리려면 사실 류승룡 배우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기 어렵죠. 다만 워낙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밈인 만큼 배우 입장에서도 어떻게 구현될지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콘티를 먼저 전달드렸고,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 뒤 흔쾌히 함께해주셨습니다. 마침 배우님의 자제분들이 <오버워치>를 즐겨온 유저라 이번 캠페인 참여를 적극 권했다고 들었는데요. 덕분에 처음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Q. 132초에 걸쳐 ‘기모티’, ‘깁모티’, ‘귀멋짐’까지 말장난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른바 ‘뇌절’을 끝까지 밀어붙인 이유가 있었나요?
이원정 CⓔM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말장난을 이어갈 계획은 아니었어요. ‘기모찌’가 일본어인 만큼 공식 캠페인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죠. 그래서 익숙한 어감은 살리면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무침’, ‘가물치’, ‘김모찌’처럼 비슷한 어감의 표현이 정말 많이 나왔어요. 하지만 영상에서는 말뿐만 아니라 장면 자체도 재미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말과 장면이 잘 맞아떨어지는 아이디어를 추리다 보니 ‘기모티’와 ‘깁모티’로 구체화됐습니다.
차연지 CⓔM 그렇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다 보니 “이 정도로 말장난을 할 거라면 차라리 제대로 ‘뇌절’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두 번으로 끝내기보다 반복 자체가 재미가 될 만큼 더 밀어붙여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죠. 그래서 세 번째 ‘귀멋짐’까지 추가하면서 지금과 같은 구성이 만들어졌습니다. 마지막에 류승룡 배우의 “그만해~”에 성우가 “넵!”으로 받아치는 티키타카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캠페인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완성했고요.

Q. 아이디어를 실제 캠페인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특히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이원정 CⓔM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블리자드 글로벌, 넥슨, 대홍기획 세 주체의 관점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넥슨에서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넥슨을 만나 달라진 오버워치의 재미’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자칫 기존 오버워치와 선을 긋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넥슨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높이면서도 기존 오버워치가 가진 가치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메시지의 균형을 맞추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김종창 CⓔM 제작 과정에서는 게임 소스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넥슨은 IP를 사서 퍼블리싱하는 역할이다 보니 필요한 자료를 바다 건너(?) 블리자드에서 직접 받아야 했거든요. 캠페인 온에어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당시 블리자드도 시즌4 콘텐츠를 한창 개발 중이라 소스 수급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특히 류승룡 배우 뒤로 등장하는 겐지 궁극기의 용 이펙트를 받지 못해 직접 3D로 제작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일정과 예산을 생각하면 이 역시 쉽지 않았죠. 그러다 CD님 자리에서 "대AI 시대인데 인게임 영상을 학습시키면 생각보다 쉽게 '딸깍' 하고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요. 이원정 CⓔM이 정말 AI로 비슷하게 구현해내더라고요! 생각보다 결과물이 잘 나와서 신기한 마음에 동영상으로 찍어뒀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그렇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을 이어가던 중 기다리던 소스를 온에어 이틀 전에야 전달받았어요. 결국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급박하게 최종본을 완성했습니다.
Q. 캠페인이 공개된 뒤 유저들의 관심도 뜨거웠는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요?
차연지 CⓔM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229만 회를 기록해 놀랐지만, 무엇보다 유저들이 광고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직접 재미를 이어가준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탱커, 힐러, 딜러를 소재로 만든 숏츠에서는 각 포지션의 유저들이 댓글에 모여 서로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요. 어느 순간 댓글창 자체가 또 하나의 놀이터처럼 느껴질 정도로 콘텐츠를 재미있게 가지고 놀아주더라고요. 이를 보면서 오버워치를 향한 유저들의 애정이 여전히 뜨겁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종창 CⓔM 댓글을 하나하나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특히 “다들 상상만 했던 그런 광고가 무려 10년 만에 현실로”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데요. 오랫동안 유저들 사이에서 이어져온 밈을 실제 광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의 재미를 정확히 짚어준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천만배우 모셔놓고 진짜 얼탱이가 없구나ㅋㅋㅋㅋ”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다는 유저들의 반응이 한마디에 압축돼 있어서 저희도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이번 캠페인을 통해 크리에이터로서 다시 한번 느낀 점이 있다면요?
김종창 CⓔM 광고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이번에도 광고주, 제작진, 감독님, 배우까지 여러 사람의 의견이 더해지면서 결과물이 계속 좋아졌거든요.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믿고 따라갈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유연한 고집’인 것 같습니다. 내 생각을 지키되 더 좋은 방향이 보인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배웠습니다.

이원정 CⓔM 이번 캠페인은 시작부터 <오버워치>와 ‘류승룡 기모찌’라는 강력한 소재가 있었습니다. 좋은 소재를 만났으니 수월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 자체로 재미가 충분하다 보니 무엇을 더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욕심을 부렸다가는 본래의 재미까지 흐려질 수 있으니까요. 이번 경험을 통해 좋은 소재를 만났을 때 그 소재가 가진 힘을 믿어보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차연지 CⓔM 최근 몇 차례 게임 PT를 진행해왔는데요. 처음에는 게임 자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어요. 세계관, 플레이 방식, 캐릭터 등을 충분히 알아야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그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유저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는지, 그들 사이에는 어떤 문화가 형성돼 있는지 들여다봐야 실제 광고에서도 통하는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더라고요.
'WORK > Campaig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꼬깔콘_다시, 낭만을 끼우다 (0) | 2026.08.12 |
|---|---|
| 클라우드_‘완벽’을 말하는 방식 (0) | 2026.07.01 |
| 컨디션_ ‘장카설유’를 섭외했다고?! (0) | 2026.06.05 |
| 유니클로_쾌적한 일상을 싣고 달린다 (0) | 2026.05.20 |
| 롯데그룹_베트남 축구 꿈나무들의 심장을 뛰게 하라 (1) | 2026.05.08 |

